오렌지·푸르덴셜생명 인수 및 통합 완료되면 업계 3, 4위 등극
두 생보사 경영효율지표, 삼성·한화보다 뛰어나
생보업계 ‘2강 3중’ 체제 굳혀질 듯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KB금융, 신한금융 본사. / 사진=각 사

견고했던 생명보험업계의 ‘빅3’ 체제가 허물어지고 있다. 앞으론 ‘빅5’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했고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도 내년 7월로 예정되면서 순이익 기준으로 두 보험사가 업계 3, 4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두 보험사가 톱 티어(Top Tier) 보험사로 자리매김하면서 업계는 상위 5개 생보사를 중심으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삼성-교보-신한-KB-한화’ 빅5 재편

13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업계 순익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지난해 순익 기준으로도 이미 ‘신한-오렌지라이프’와 ‘KB-푸르덴셜생명’의 순익 합계는 생보업계 3, 4위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순이익 1위는 삼성생명이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조5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3%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6426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3.9% 증가해 업계 불황에도 선전한 모습이다. 한화생명은 업계 3위로 순이익 5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86.9% 급감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 시기를 내년 7월로 공식화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1238억원, 2714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통합될 경우 순익은 단순 합산으로 3900억원을 넘어 업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KB금융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생명보험 부문의 순익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407억원으로 KB생명(159억원)보다 9배 이상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흡수하면 단순 합산으로 생보사 순익은 1500억원대로 커져 업계 4위가 된다. 

지난해 생보업계 당기순이익.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을 합산한 수치. / 사진=시사저널e

◇교보·오렌지·푸르덴셜생명 경쟁력, 삼성·한화보다 ‘한 수 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생보사 인수 및 통합이 마무리되면 업계는 빅5의 구도로 재편된다. 특히 교보생명의 약진으로 업계는 ‘2강 3중’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업계 정상 자리를 두고 순익 경쟁을 펼치고, 신한생명과 KB생명이 한화생명과 함께 ‘3중’ 구도를 형성해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13.8% 증가해 같은 기간 각각 39.3%, 86.8% 감소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보다 높은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삼성생명 순이익은 삼성전자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20%대 감소율을 보인다. 올해도 교보생명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0% 이상 오르고, 삼성생명도 비슷한 성적을 낼 경우 두 보험사의 순익 격차는 2000억원대로 좁혀진다. 이런 현상이 2년 이상 이어지면 순익 역전도 가능해진다. 

교보생명의 경영효율지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보다 높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의 영업이익률은 5.02%로 삼성생명(4.26%) 한화생명(0.95%)보다 높았다. 총자산순이익률은 0.5%로 삼성생명(0.3%), 한화생명(0.1%)보다 한 단계 위였다.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도 강한 영업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오렌지라이프의 영업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은 각각 6.12%, 0.81%를 기록했다. 푸르덴셜생명도 각각 6.43%, 0.7%를 기록해 두 생보사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특히 두 보험사의 경영효율지표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이 경쟁적으로 생보사를 인수하면서 생보업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기존 대형 생보사들은 영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고, 고객들은 더 나은 보험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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