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씨 ‘맑음’···넥슨 ‘흐림’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게임업계 1위가 올해 바뀔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업계 1위인 넥슨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실적에서도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과 엔씨는 신작 흥행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넥슨은 중국 ‘던전앤파이터’ 매출 감소 등에 따른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리니지M’의 계속된 흥행과 더불어 지난해 말 출시된 ‘리니지2M’의 실적이 이번 1분기에 온전히 반영되면서,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씨의 올 1분기 매출액 예상치는 1년 전보다 90% 이상 늘어난 7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250% 정도 증가한 2800억원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리니지2M의 흥행이 엔씨의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리니지2M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리니지M으로 이른바 ‘리니지 형제’ 게임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리니지2M의 일평균 매출은 4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의 월평균 일매출액은 1월 37억원에서 3월 40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이는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의 견조한 지위와 최근 확산된 코로나19 등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넷마블도 지난 1분기 매출 5600억원, 영업이익 490억원의 실적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17%, 44%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3일 글로벌 170개국에 출시된 모바일게임 ‘일곱개의 대죄’가 최근 북미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6위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와 대만, 홍콩 등에서는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곱개의 대죄’는 일본 애니메이션 ‘일곱개의 대죄’ IP를 활용해 개발한 모바일 RPG로 지난해 6월 한국과 일본에서 먼저 출시됐다. 출시 당시 한·일 양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국내에 출시한 모바일게임 ‘A3:스틸얼라이브’가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호재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곱개의 대죄의 글로벌 흥행으로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곱개의 대죄 글로벌 매출과 A3의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구글 플레이스토어
자료=구글 플레이스토어

반면 넥슨은 올 1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넥슨은 지난 2월 1분기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 740억~807억 엔(약 7885억~8593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931억 엔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13~20% 감소한 수준이다.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360억~421억 엔(3832억~4483억원)으로, 이 역시 전년에 비해 15~30% 줄어든 규모다.

‘V4’ 등 일부 신규 게임이 흥행에 성공했으나, 대표적 캐시카우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매출 감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넥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흥행에 실패한 신규 게임 및 기존 게임들을 대거 정리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개발 과정에 있던 신규 게임들의 개발도 상당 부분 중단했다. 

넥슨은 올 2분기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선보일 계획이다. 던파 IP를 활용한 게임인 만큼 넥슨에서 거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다만 흥행 여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엔씨가 넥슨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증권가에서 추정하고 있는 엔씨의 연간 매출은 2조5000억~2조8000억원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1조~1조2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올해 별다른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 한 리니지2M의 매출 1위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은 출시 직후부터 지난해 말 리니지2M이 나오기 전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후 형제 게임인 리니지2M에게 1위 자리를 내준 뒤 계속해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1위부터 5위까지의 매출 규모와 그 이후의 매출 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1위와 2위를 한 회사가 모두 독식할 경우, 그 매출 규모를 다른 게임사가 따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리니지2M과 리니지M의 흥행 몰이는 적어도 올해까지는 거의 확실시된다”며 “이러한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엔씨가 넥슨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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