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예비입찰 진행 중”···시장 반응은 여전히 ‘냉랭’
“생보 업황 악화로 올해도 매각 쉽지 않을 것”

사진=시사저널e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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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인수전이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4번째 매각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가운데, 업계에선 저금리 장기화로 생명보험사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이번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당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KDB생명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올해 초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적절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 예비입찰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 선정조차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이날 KB금융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의 사례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앞서 지난해 말 푸르덴셜생명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KB금융은 물론 우리금융과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인수전에 대거 참여하면서 예비입찰 단계부터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

KDB생명 인수전에 시장의 관심이 저조한 것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생보사 업황이 나날이 악화되면서 KDB생명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이런 악재에도 우량한 보험계약이 많고 업계 상위권의 탄탄한 재무건전성을 갖춘 ‘알짜 매물’로 꼽히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해 K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44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비슷한 시기 매각을 진행했던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408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다.

재무건전성 확보도 미흡하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KDB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215.12%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5개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NH농협·오렌지라이프)의 RBC비율이 평균 300.26%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푸르덴셜생명의 RBC비율은 무려 424.32%에 달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에서도 KDB생명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산업은행의 이번 매각 도전도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쟁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이 시장에서 빠졌다고 해서 KDB생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이미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생보사에 대한 인수 매력도가 많이 떨어지기도 했고, KDB생명의 경우 알짜 매물이라고 보기도 힘들어 가격을 하향 조정하지 않는 한 이번에도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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