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탈자 때문에 규칙 준수하는 수 만 명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다는 논란
팔찌 생산 및 관리인력 필요···노력 대비 실효성 문제도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 입국심사관이 8일 오후 유증상자 전용 입국심사대에서 입국심사 후 자가격리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에게 위치가 추적되는 손목밴드를 채우는 문제에 대해 각 계 각층에서 계속 우려를 표했습니다. 결국 무단이탈자에 한해 적용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는데요. 왜 이렇게 우려들을 하는 것일까요?

종합하면 손목밴드 채우는 것을 쉽게 결정 못하는 것은 크게 ▲잠재적 범죄자 취급 문제 ▲투입 노력 대비 실효성 등 두 가지 문제로 나눠 살펴볼 수 있을 듯합니다.

가장 우려가 나오는 문제는 자가격리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손목밴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일부 자가격리자들이 외출을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지금 자가격리자가 4만명이 넘고 더 늘어난다는데 극히 일부 사람들 때문에 자가격리하는 사람들에게 손목밴드를 다 채우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입니다.

자가 격리하는 사람들은 확진자가 아니라 확진자 동선과 겹치거나 외국을 다녀왔거나 하는, ‘혹시 모르니 집에서 일단 2주 동안 경과를 보자’라는 조치의 대상이 된 사람입니다. 뭘 잘못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냥 자기도 모르게 누구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고생 안했어도 될 어떻게 보면 피해자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조차 신중히 하는 마당에 이들에게 전부 손목밴드를 전부 채운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문제가 될 소지도 있습니다.

노력 대비 성과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팔찌를 채우려면 아무리 간단한 장치라고 한들 어쨌든 전자기기를 대량 생산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지금 돈 쓸 곳 많은데 돈과 시간, 노력이 또 들어가죠. 혹시나 재사용을 한다면 또 소독 및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고요.

또 누군가는 이들의 동선을 모니터링 하고 관리해야 할 것입니다. 밤이든 새벽이든 이탈자가 나와선 안 되니까요. 그런데 위에서 설명했듯 자가격리자들이 곧 확진자인 것도 아니고 또 이탈하는 경우도 일부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일부, 그것도 확진일지 아닐지도 모르는 그 일부 동선을 잡겠다고 너무 많은 인권 논란과 인력 등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더불어 어차피 자가격리자들은 가족 등과 함께 많이 생활하는데 그 가족들도 다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팔찌 때문에 자가격리를 회피하려고 하는 숨어버리는 사람도 나타날 수 있고요.

이런 점들을 감안했을 때 팔찌 채우기 정책을 시행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 인력으로 막을 수 있는 확진자수와 그 노력을 똑같이 다른 곳에 기울여서 막을 수 있는 확진자수를 비교해볼 때 효율적이냐는 문제에 대한 답이 안 나옵니다. 일단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가 안 나오도록 일부 자가격리자들이 2주 만이라도 격리수칙을 철저히 지켜주면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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