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양지병원 6일 워크스루 부스 새단장
IT기술 속속 선별진료소에 도입

9일 서울시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9일 서울시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국내에서 선보인 기발한 선별진료소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를 시작으로 워크스루 방식도 더욱 정교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워크스루를 처음 선보였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이하 양지병원)의 경우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에 견고함과 정교함을 더해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새 단장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2월 23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자동차에 탄 채로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처음 선보였다. 감염병 선별 진료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실제로 적용·시행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었다. 이어 26일에는 대구 영남대병원과 경기 고양시, 세종시에서도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도입했다. 현재 전국 많은 지자체에서 이 방식을 도입했다.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설치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진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설치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진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검체를 채취하면 피검자가 차 안에서 내릴 필요 없이 의료진이 바깥에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의료진과 피검자와의 접촉을 줄이는 것은 물론 피검자들끼리의 접촉도 차단할 수 있다. 게다가 검사 속도가 10분 내외로 빨라 하루에 많은 검사를 실시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당초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던 일본 정부마저 조만간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걸어서 검사를 받는 워크스루 방식은 지난달 처음 등장했다. 양지병원에서 가장 처음 선보였다. 양지병원은 지난달 10일부터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시범 운영하다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작은 공간에 피검자가 들어가서 검사를 받는 형식인데 의료진과 피검자가 구분돼 감염 우려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큰 특징이었다.

9일 서울시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9일 서울시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모습 / 사진=변소인 기자

 

선별진료소의 개선을 예고한 양지병원은 지난 6일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를 새롭게 열었다. 기존의 천막 대신 컨테이너로 선별진료소를 아예 새로 지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좀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진료하기 위해 견고한 선별진료소를 만들었다. 환자 동선을 줄여 교차 감염의 위험성을 대폭 줄이고 의료진 청결 구역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더 강력해진 음압장치, 정확한 소독 및 환기시간을 지키기 위한 소독 타이머, 진료 가능 여부를 보여주는 표시등, 음압을 표시하는 차압표시계, 2중 글러브, 청진기, UVC 살균 시 의료진의 시력을 보호하기 위한 블라인드, 피검자 1인당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보호필름, 진료용 인터폰, UVC 램프, 형광등, 발판 소독기까지.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작은 공간에는 수많은 장치들이 늘었다. 정교함이 더해지면서 부스 당 가격도 120~150만원 수준에서 300만원 이하로 올랐다. 기존 방식에서 세부적인 장치가 더해져 완성형 감염관리 센터를 연상케 했다.

현재 양지병원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는 하루 평균 50~60명의 피검자들이 방문한다. 의료진들의 숙련도와 함께 선별진료소의 업그레이드로 오히려 의료진 수는 줄었다. 문진부터 진료, 약 수령, 수납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고 있다. 피검자의 전자 문진부터 검사까지 총 소요 시간은 10~15분이다. 전자 문진에 기존 정보기술(IT)을 더해 피검자들이 대기 순서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안내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런 방식에 관심을 갖고 양지병원에 연락을 해왔다. 미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에서 워크스루 방식에 대해 도움을 요청해 김상일 양지병원장이 모든 매뉴얼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부속 병원에서는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시범 모델을 만들고 있다.

워크스루의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김 원장은 오는 12일 선별진료소 내에 엑스레이(X-ray) 검사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피검자는 흉부 엑스레이를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촬영할 수 있고 촬영하자마자 모니터로 의사가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글로브-월 모습 / 사진=보라매병원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글로브-월 모습 / 사진=보라매병원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이하 보라매병원)은 지난 2월 10일부터 글로브-월을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글로브-월 검체채취실은 유리벽으로 된 상자에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영아를 돌보는 인큐베이터와 유사한 구조다. 피검자와 의료진의 공간을 분리해 감염 우려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내부에는 음압기기가 있어 내부 공기가 외부로 유출될 수 없다. 의료진의 공간은 피검자의 동선과 분리왜 2차 감염 우려도 대폭 낮췄다. 넓은 공간을 다 소독할 필요 없이 환자가 머문 한정된 공간을 집중 소독함으로써 소독시간을 단축하고 안전하게 추가 검사를 할 수 있다. 보라매병원은 이와 함께 모바일 문진표 작성 후 생성되는 격자무늬 2차원 코드인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문진서비스를 국내 병원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글로브-월은 서울시 산하병원 및 보건소 내 선별진료소에서도 벤치마킹해 운영하고 있다. 잠실 종합운동장 워크스루 선별진료소와 인천공항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역시 비슷한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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