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은행권 비대면 거래 선도 中
영업 점포 줄고 무인점포·고기능자동화기기 확산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가 입출금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방역 관계자가 입출금 자동화기기를 이용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은행권의 비대면 거래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 사태로 점포들이 임시 폐쇄되거나 고객의 점포 방문이 주는 등 오프라인 금융 서비스가 크게 감소하면서 은행들이 금융 디지털화를 서두를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발 빠르게 금융 디지털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운영하는 점포(출장소 포함)는 총 3525개로 4년 전과 비교해 232개 감소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점포가 같은 기간 79개 감소한 1049개를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 877개(5개 증가), 우리은행 874개(20개 감소), 하나은행 725개(138개 감소) 등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에서 운영하는 ATM·CD 등 자동화기기는 지난해 말 총 2만4625개로 4년 전과 비교해 5542개나 줄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 자동화기기가 2214개 감소한 8197개를 기록했다. 감소 규모는 4대 은행 중 가장 컸다. 이어 신한은행 자동화기기는 6663개(980개 감소), 우리은행 5776개(1714개 감소), 하나은행 3989개(635개 감소) 등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갈수록 ATM 거래 규모가 줄고 지점도 통폐합되면서 자동화기기가 감소한 것”이라며 “디지털 결제 확산에 따라 은행들이 앞으로도 비용 절감을 위해 지점과 ATM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자동화기기를 줄이는 대신 디지털 전환 전략에 따라 키오스크 등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은행 직원과 대면해 통장이나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은행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금융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지난해 9월말 기준 국내 은행에 총 224대가 설치됐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4%(91대) 증가했다. 이번에도 국민은행이 다른 은행보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해 같은 기간 173%(30대→82대) 증가했다.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는 ATM과 달리 예적금 신규가입, 카드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 업무의 80% 이상을 수행한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익숙한 고객들은 영업점 영업시간에 맞출 필요 없이 언제든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4대 시중은행 무인점포 변화 추이. / 사진=시사저널e

무인점포 설치에서도 국민은행은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무인점포는 총 759개로 4년 전과 비교해 192개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무인점포는 2070개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지만 4년 전과 비교해 421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무인점포는 183개로 같은 기간 7개 감소했고 하나은행은 173개로 7개 증가했다. 

은행마다 지점과 ATM을 정리하고 비대면 거래를 늘리는 이유는 은행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고객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금융정보화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입출금·자금 이체 등 은행권의 금융서비스 가운데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1.2%로 이미 90%를 넘어섰다. 반대로 시간·공간에 제약이 있는 CD·ATM 거래 비율은 2018년 들어 전년보다 4.5%포인트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는 비대면 거래가 어려운 고객을 위해 지점 폐쇄 속도가 빠르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달라질 수 있다. 많은 고객이 대면 거래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되면서 은행권의 비대면 서비스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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