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소비자경보 제도 도입 이후 처음
“괴리율 급등···지표 가치 대비 과대평가 돼”

금융당국이 원유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투자 과열에 제동을 걸었다. 

9일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의 괴리율 확대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이 위험 등급을 발령한 것은 지난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후 처음이다. 소비자경보 제도는 주의, 경고, 위험 등의 3단계로 운영된다.

금감원은 “유가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유가 관련 레버리지 ETN의 투자가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유동성공급자(LP)의 유동성 공급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괴리율이 급등하는 등 시장 가격이 지표 가치 대비 큰 폭으로 과대평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라고 밝혔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나타내는 비율로 괴리율이 높으면 ETN의 본질적 가치인 지표가치보다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실제 레버리지 ETN 상품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278억원에서 지난달 3800억원으로 3522억원(1266.9%) 증가했다. 전날 기준으로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의 괴리율은 종가 기준 35.6~95.4% 수준이었다. 

금감원은 “ETN은 지표가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고 LP가 6% 범위 내에 관리하도록 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관계기관,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거래소도 전날 WTI원유 선물 관련 ETN의 괴리율이 일정 기준에 해당할 경우 해당 종목의 거래를 정지한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9일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의 괴리율 확대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 사진=연합뉴스.
9일 금융감독원은 레버리지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의 괴리율 확대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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