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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분별한 온라인 정보 유포에 여성들은 두번 운다”
  • 임지희 인턴기자(runner@sisajournal-e.com)
  • 승인 2020.04.09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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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수 우먼케어 대표 "신고 주저해 피해 더 커져"
6일 서울 송파구에서 박일수 디지털 장의사 우먼케어 대표를 만났다./사진=임지희기자
6일 서울 송파구에서 박일수 디지털 장의사 우먼케어 대표를 만났다./사진=임지희기자

최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 장의사가 다시 주목받는다. 디지털 장의사는 말 그대로 의뢰인의 온라인 세상 속 흔적을 지우는 역할을 한다. ‘온라인 세탁소’로도 불린다. 삭제 대상은 악의적 게시물이나 댓글부터 디지털 성범죄로 유포된 촬영물 등이다.

우먼케어도 디지털 장의업체다. 온라인 속 ‘흔적 지우기’가 주 업무다. 다른점이 있다면 여성 디지털 장의사가 상담을 맡는다. 여성들은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여성 상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 본인이 피해를 입었더라도 특히 성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의뢰를 주저하기도 한다. 우먼케어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여성 상담사를 내세웠다. 

박일수 우먼케어 대표이사는 광고업에 종사다가 지난 2018년 디지털케어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난해 5월 우먼케어를 열었다. 현재 박 대표가 운영하는 디지털케어는 한 달 평균 30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왜 우먼케어를 만들게 됐나.

온라인상 같은 사건에도 여성들이 남성보다 더 피해를 본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성 간 럽스타그램을 해도 정보가 유포됐을 때 남성보다 여성에게 가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이다. 디지털케어를 운영하다가 여성들이 남성 장의사와의 상담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 여성 장의사 상담창구를 만들었다. 현재 여성 장의사가 직접 상담을 진행한다.

n번방 사건 이후 의뢰가 늘었나.

n번방 기록 삭제 등 문의 수는 많이 늘었다. 하지만 실제 장의사마다 고유기술과 노하우도 달라 텔레그램 메신저상 자료나 내용 삭제 업무 가능 유무는 회사에 따라 다르다. 우먼케어는 텔레그램 관련 업무는 불가하다. 주로 SNS 계정삭제, 악플, 비방글, 몰래카메라, 원치 않게 유출된 동영상 등을 처리한다. 삭제가 안 되면 전액 환불한다.

보통 어떤 의뢰가 많나.

성인 관련 의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보통 개인 생활 관련 정보 삭제 의뢰가 많다. 연령층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의뢰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어 중년층 의뢰자는 결혼과 재혼을 앞두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자료들을 문의한다든가 젊은층은 럽스타그램 등 SNS 관련 의뢰가 많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성범죄센터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관련 업무가 급할 경우 업체에 의뢰하기도 한다.

간단한 삭제 절차는.

고객이 삭제하고 싶은 내용을 상담하고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받는다. 해당 내용을 분석해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 판단하고 해당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는 절차다. 키워드로 검색이 힘든 사진·영상물의 경우에는 오디오·비디오·이미지 파일 등 원본 저작물을 찾아 삭제한다.

해외 플랫폼 삭제는 어려운가.

한국은 처리도 빠르고 퍼지는 것도 빠르다. 텀블러,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의 경우 사업자에게 삭제를 요구하더라도 자체 내부의 자율적인 규정을 들어 적극적으로 응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이 빠른 환경도 아니고 국제법에 따라야 해서 댓글 등 삭제가 까다롭다. 법률적인 요청을 할 때도 영문으로 번역해서 보내야 해 시간 자체가 지연되기도 한다. 해외 플랫폼 문의는 전체 문의의 30% 정도다.

일선에선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던데.

몇몇 회사들이 안 좋은 선례 때문에 디지털 장의사 직업에 대한 인식이나 신뢰 측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흥신소처럼 잡아달라는 등 종종 그런 문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디지털 장의사 전부 다 그런 업무를 하는 건 아니다. 우먼케어는 삭제가 안 될 문의는 처음부터 확실히 말하고 처리 가능한 일만 받는다.

의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인터넷상 공유가 점점 쉬워지고 있어 주저하면 안 된다. 걸캅스라는 영화를 보면 몰카에 찍힌 주인공이 신고를 주저하다가 경찰이 결국 뒤늦게 알고 피해자는 자살시도에 이르기도 한다. 여성들이 이미 벌어진 일에 비관하지 말고 빨리 해결에 나서야 한다. 마치 실수로 본인 옷에 커피를 쏟았다면 그 상황에 자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빨리 세탁소에 맡겨서 더 자국이 남기 전에 세탁하는 게 중요하다.

향후 디지털 장의사 업체도 많이 늘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근에 더 많이 알려지면서 관련 자격증 취득이 늘고 검증된 전문가들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를 만들거나 업계에 종사하는데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되면 향후 온라인상 피해에 대해 여성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하게 될 것이다.

임지희 인턴기자
임지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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