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유흥주점서 코로나19 확진자 잇따라 발생···서래마을 칵테일바 지척에 신반포15차·반포1단지 3주구 위치
강남 유흥업소 인접 개포주공1단지, 이태원 칵테일바 근처엔 한남3구역 자리해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들이 최근 인근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총회 일정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들이 최근 인근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총회 일정잡기에 고심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총회를 앞둔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대다수 조합이 시와 지자체의 권고를 받아들여 임시총회를 한달여 미루며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고 있지만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아서다. 특히 신반포15차,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등 일부 사업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유흥주점과의 물리적으로도 가깝다. 적게는 180명, 많게는 5300명에 달하는 조합원을 보유한 이들 사업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큰일이지만 총회 지연에 따른 이자비용 발생과 그에 따른 분담금 증가도 조합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9일 서초구청이 공개한 서초구 32번 확진자(28세 남성, 반포4동 주민)와 34번 확진자(40세 남성, 방배4동 주민)의 겹치는 동선은 서래마을의 한 칵테일바다. 해당 주점에서는 이들 뿐 아니라 타 지역에 사는 종업원까지 총 세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확진자들은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증상 발현 이후부터 확진 전까지 음식점, 식료품점까지 다녀간 곳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총회를 앞둔 조합원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흘 뒤인 오는 12일 시공사 홍보 설명회를 여는 신반포15차는 이 칵테일바에서 불과 도보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확진자가 발생한 곳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거리인 반포1단지 3주구 역시 마찬가지다. 반포1단지 3주구 조합은 오는 1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고 내달 1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총 조합원이 1622명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어서 감염경로가 발생할 때마다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사업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확진자가 두 명(강남구 44번 확진자, 51번 확진자)가 나온 강남구의 호텔인근 지하 유흥주점은 밀접접촉자가 110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강남구는 서울시와 공조해 현장 합동조사를 하고 종사자·손님 등 116명을 특정하고 전원 자가격리를 통보했다. 이곳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돼 있다가 다음달로 총회를 미룬 개포주공1단지 직선거리로 약 3킬로미터 가량의 거리를 두고 있을 정도로 가깝다. 이 사업장은 조합원만 총 5300명에 달한다. 개포주공1단지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며 총회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역시 외풍에 의해 시공사 선정 총회가 거듭 미루어지며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남3구역은 지난해 불법 수주 논란으로 시공사 입찰이 한 차례 무산됨에 따라 해를 넘기며 이달 2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전염병 확산 우려에 또 다시 내달 31일로 또다시 미루게 됐다. 최근에는 해당 사업장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태원로 소재 한 주점에서 종업원 한 명이 확진됐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 역시 2차 파도가 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차 연장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다보니 다수가 모이는 총회 일정을 잡는데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단지 규모나 사업진행 정도에 따라서는 한 달만 늦어져도 수십억 원의 사업비가 증가하기도 한다. 무조건 미루기보단 분산집회 등 대안을 검토하는 곳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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