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주들 “법정 관리에 공장 가동까지 중단됐던 2009년보다는 상황 괜찮아” 

최근 쌍용자동차가 연이은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영업 현장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최근 쌍용자동차가 연이은 위기에 놓인 가운데 영업 현장에도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최근 쌍용자동차가 연이어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업 현장에서는 감내하고 극복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쌍용차 영업소에는 오전 10시부터 직원 서너 명이 내부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있었다. 방문객은 보이지 않았다. 지점장 A씨는 최근 하루에 두 명꼴로 방문객이 오는 수준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그는 “고객들이 회사 상황을 언급하며 차를 구매해도 되는지 물어본다”면서 “오늘도 영업본부장이 회의를 진행하며 어떻게든 쌍용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아무래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전했다.

구로구에 위치한 쌍용차 서비스센터 부근에서 영업소를 운영하는 지점장 B씨는 지난 2009년 법정관리 사건을 언급하며 영업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B씨는 “현재 쌍용차에 코로나19와 최대주주의 투자 철수로 악재가 겹친 상황이지만 체감상 법정관리에 공장 가동까지 중단됐던 2009년이 훨씬 위협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2009년 1월 한국 시장 철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를 명분으로 평택공장의 생산자들을 대거 해고했다. 노조는 77일 동안 공장 문을 닫고 일명 ‘옥쇄파업’을 이어갔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2011년 이후에도 논란은 지속됐다.

지점장 B씨는 “본사에서는 현장 직원들이 동요할까봐 걱정되는지 영업 일선에서 위축되지 말라고 계속 격려하더라”며 “지난 2009년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도 넘겼는데 이번에도 쌍용차가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쌍용차는 많은 수의 근로자가 있는 기업인데 정부에서 쉽게 내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지점장은 ‘기댈 곳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년간 영업소를 운영해 왔다는 지점장 C씨는 “경기도 어렵고 회사도 어려운데 기댈 수 있는 곳이 없다. 영업소도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의)투자 철수는 소비자들에게 체감되지 않는다. 회사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8년 동안 A/S는 진행되기 때문”이라며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소비 여력이 떨어져 고객 수가 줄어든 것인데, 정부가 경기 부양에 힘써줬으면 한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영업지점 관계자들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 쌍용차 측은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영업본부에서 영업소에 현재 상황에 대해 계속 설명하는 중이고, 현재로서 금전적인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기는 이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쌍용차 매출을 통해 신제품을 개발‧출시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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