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용 제품 중심 D램 값 상승
삼성전자·마이크론, 1분기 실적 손실 폭 줄여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익 예상치 상회 전망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시장 침체 우려와 달리 오히려 원격근무가 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해 호실적이 예상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전망은 조금씩 올랐다. 3개월 전만 해도 SK하이닉스의 1분기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6조8062억원, 영업이익 4569억원 수준이었으나, 최근 한달동안 전망치는 매출 6조8605억원, 영업이익 4858억원으로 상향됐다. 특히 영업이익 전망치는 약 6%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조3665억원) 대비 65% 줄지만 전 분기(2360억원) 대비로는 90~100% 성장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가 두드러진 낸드플래시도 가격이 실적 전망치 상향에 영향을 줬지만 D램 가격도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회복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서버용 D램 제품 가격은 32GB 모듈 기준 121달러로 전월 대비 4.3% 상승했다.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가격이 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모바일, PC 수요는 주춤하지만 클라우드 중심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3사, 1분기 코로나19 ‘무풍’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반도체와 마이크론도 언택트 소비 확산 효과로 시장 전망치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달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2분기(2019년 12월~2020년 2월) 매출 47억9700만달러(5조8705억원), 영업이익 4억4000만달러(537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웃도는 숫자였다. 

마이크론은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과 가전 매출이 줄었지만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이 기간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3분기(3~5월) 가이던스도 전 분기(47억9700만달러)와 비슷하거나 상향된 46억~52억달러로 잡았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도 매출 55조원, 영업익 6조4000억원으로 예상보다 좋았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된 전년 동기보다 매출(52조3900억원)은 4.98%, 영업이익(6조2300억원)은 2.73% 늘었다. 영업이익도 시장 컨센서스(6조1200억원대)를 상회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선방해 가전과 스마트폰 감소폭을 줄였다고 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전년 동기(4조1200억원)와 비슷한 4조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초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반도체 영업익 전망치는 3조5000억원대 수준이었으나 이번 실적으로 시장 침체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도 올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서버용 반도체 수요에 힘 입어 1분기 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기 단위로 D램 ASP가 상승한 데다가, 환율이 우호적이고 서버용 제품 주문이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경쟁사 대비 모바일향 물량 공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상반기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사업 실적도 1분기 좋아졌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이 기간 낸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낸드플래시를 주요 부품으로 하는 SSD 매출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SSD 비중도 낮았고 약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에서 분기 처음으로 SSD가 주력 제품으로 과반 이상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면서 제품 믹스가 개선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 수요가 하락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이번 분기 실적은 선방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도 서버 수요 성장

SK하이닉스 실적은 1분기 이어 2반기도 지난해 동기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서버 수요가 올 2분기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서버 시장이 전 분기 대비 7~9% 규모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크론 역시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당분간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모바일용 제품 보다 서버용 제품 공급에 집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서버 반도체만 두고 보면 1분기보다 2분기에 실적에 반영되는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2분기엔 미주와 구주지역의 리테일 소매점 셧다운으로 출하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면서도 "반도체 부문 또한 모바일향 메모리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서버, PC향 메모리 출하와 판매 가격이 일정 부문 상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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