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권 총 적립금 113조원···수수료 체계 개편 등 고객확보 시도 다수
신한은행, 23조원 1위 ‘굳건’···성장세는 하나은행이 23.77%로 최고

자료=고용노동부/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고용노동부/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퇴직연금 고객 확보를 위한 4대 시중은행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각 은행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규모 확대와 다양한 이벤트의 영향으로 모든 은행들이 적립금을 늘리는데는 성공했지만 증가율과 수익률 등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2018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KB국민은행과의 격차도 더욱 벌렸다. 반면 우리은행은 다소 낮은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점유율이 하락했으며 수익률도 4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5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221조2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90조262억원) 대비 16.41% 증가한 수치로 퇴직연금 시장이 2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권의 퇴직연금 시장도 100조원 시대를 맞이했다. 2018년 96조3688억원이었던 은행권의 적립금은 지난해 112조5882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율은 16.83%다.

이처럼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자 주요 은행들도 지난해 퇴직연금 개편안을 선보이며 고객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신한은행은 수익을 얻지 못한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하나은행은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연금자산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만 19~34세 IRP 가입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70% 인하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퇴직연금의 손실이 날 경우 수수료를 받지 않는 강도 높은 개편안을 내놨고 우리은행도 2~4년차 장기계약 고객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10~20% 인하하는 등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그 결과 4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61조3087억원에서 72조401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각 사별 증가 규모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은 하나은행으로 적립금이 12조6296억원에서 15조6316억원으로 무려 23.77%나 늘어났다. 시장점유율도 13.1%에서 13.9%로 늘어났다.

업계 1위 신한은행도 굳히기에 성공했다. 지난해말 기준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2조6593억원으로 전년(19조640억원)보다 18.86% 늘어났다. 시장점유율은 20.1%로 전년(19.8%)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17.88%의 증가율을 보이며 20조909억원의 적립금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도 17.7%에서 17.8%로 소폭 증가했지만 신한은행과의 격차가 2조205억원에서 2조5684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우리은행은 이들 은행에 비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액은 14조194억원으로 전년(12조5716억원)보다 11.52%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장점유율 역시 4대 은행중 유일하게 13%에서 12.5%로 하락했다. 580억원에 불과했던 하나은행과의 격차는 1조6122억원으로 늘어났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우리은행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은 1.65%로 하나은행(1.73%), 신한은행(1.71%), 국민은행(1.70%)에 뒤쳐진다. 다만 지난해 대비 상승폭은 국민은행(0.44%포인트)과 함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역시 마찬가지다. 4개 은행 중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으로 2.62%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2.39%), 국민은행(2.38%)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의 수익률은 2.29%로 나타났다. IRP 역시 우리은행은 2.40%의 수익률로 신한은행(3.06%), 하나은행(3.02%), 국민은행(2.55%)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