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투자 수요에 개인 증시 유입 크게 늘어
삼성전자 앞세운 투자 상품, 투자 지원금 내세운 이벤트 등 나와

지수는 코스피. / 그래프=시사저널e.
지수는 코스피. 순매수 단위는 억원. / 그래프=시사저널e.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큰 폭으로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잡으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어 주목된다. 개인 매수세가 거셌던 삼성전자를 앞세워 투자 상품을 내놓기도 하고 주식이나 투자 지원금 등을 내건 이벤트를 통해 증권 계좌 개설을 유도하고 있다. 이들이 증권사의 장기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 계좌를 새롭게 개설한 개인 투자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급락을 통해 자산 증식 기회를 잡으려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으로 새롭게 주식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지난달 키움증권에서 새롭게 개설된 계좌는 43만1000좌였다. 이는 이 회사의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며 지난 1월 기록한 종전 최대치(14만3000개)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 역시 최근 한 달(2월 24일~3월 25일) 간 비대면 계좌 개설 신규 고객이 10만명 넘게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사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 수가 지난해 1분기 기준 3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큰 증가폭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하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를 내세운 투자 상품과 이벤트가 줄을 잇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삼성전자를 4조95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증권사들이 움직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단일 종목을 시장 상황에 맞춰 분할 매수하는 랩어카운트(Wrap Account·종합자산관리)를 지난주에 내놨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에다 3대 금융지주사의 주식이나 이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랩 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엔 이달 온라인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부여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각종 투자 지원금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사례도 다수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생애 최초 비대면 계좌개설 신규고객과 휴면 고객이 대상으로 투자지원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내놨다. KB증권은 다른 증권사 계좌에 보유한 국내 상장주식을 KB증권 계좌로 입고하면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키움증권 역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를 한 투자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전례없는 유입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비대면 계좌의 절반 정도가 개설 후 실제 거래로 이어졌다. 또 장기적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투자자 유입은 증권사들에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 미래 먹거리로 여겨졌던 투자은행(IB) 부문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아이러니하게 그동안 고전했던 리테일 부문이 살아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T) 업체들의 증권업계 진출로 기존 증권사의 리테일 부문에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의 개인 투자자 유입은 또 하나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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