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여력 있는 계열사 상장 추진 계획···유력 후보는 코리아세븐
영업이익률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과제···올해는 ‘푸드드림’에 집중할 계획

롯데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서도 해외 시장 진출과 계열사 상장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면세 사업부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당장 여력이 있는 계열사인 코리아세븐·롯데홈쇼핑 등 주요 5개사의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롯데는 본격적인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작업에 들어간다. 유통 부문의 온라인화인 ‘롯데ON’의 공식 오픈이 예정돼 있고, 특히 그룹 내 비상장사 계열사를 상장시켜 업계 내 위치를 격상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중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018년 미니스톱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등 꾸준한 성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GS25와 CU의 양강 구도에 잠시 밀린 모습이지만 언제든 순위권 내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회사로 평가된다.

우선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6년 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올해 세븐일레븐을 맡게 된 최경호 대표는 편의점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븐일레븐 도약에 대한 의지가 강한 최 대표는 매출 증대, 이익률 개선, 미래 먹거리 확보 등에 방점을 찍고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수년째 경영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은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17년 3.8%, 2018년 2.3%, 2019년 3.2%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2017년 전년에 비해 9.2% 감소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해는 1.6% 감소해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코리아세븐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 표=조현경 디자이너
코리아세븐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 표=조현경 디자이너

이익률에서도 업계 빅2인 GS25, CU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1.0%, 0.3%에 불과하지만, GS25와 CU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각각 3~4%, 2~3%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점포 수도 마찬가지다. GS25와 CU는 1만3000개를 돌파한 지 오래지만,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451개 늘어나 연말 기준 1만16개를 기록하면서 1만점을 넘어섰다.

롯데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세븐의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은 물론 이익률 개선이 과제로 남겨졌다. 다만 근접출점 규제 강화, 가맹본부 간의 자율 규약 등으로 과거와 같은 출점 경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올해 ‘미래형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은 도시락카페·푸드드림·시그니처 등 보유하고 있는 미래형 플랫폼을 올해에도 중점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도시락카페는 도시락을 중심으로 한 푸드스토어를 콘셉트로 하고 있고, 푸드드림은 1~2인 가구를 겨냥해 즉석식품, 차별화 음료, 신선·가정간편식(HMR) 등을 중점적으로 선보이는 점포다. 시그니처는 정맥 결제 시스템, 무인 자동화 계산대 등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편의점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1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이에 더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확장에도 나설 예정이다.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의 흡수합병을 마무리한 코리아세븐은 편의점에서 다양한 ATM을 활용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내세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IPO에 앞서 코리아세븐이 ATM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이제는 편의점이 단순 상품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닌, 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이라며 “올해는 미래형 플랫폼인 푸드드림, 도시락카페, 시그니처 등에 집중하고, 특히 푸드드림을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