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박인석·임인택 등 하마평···당분간 공석 유지 관측도 제기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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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요직 중 하나인 복지정책관이 현재 공석이어서 인선구도가 주목된다. 유능한 국장급 관료가 거론되는 가운데, 당분간 공석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4일 복지부에 따르면 장재혁 복지정책관이 지난달 30일자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 파견근무로 발령이 난 뒤 현재 공석으로 유지되고 있다. 장 정책관의 파견 기간은 오는 9월 30일까지다.

복지정책관은 보건의료정책관과 함께 복지부 국장급 요직 중 요직이다. ‘보건복지부’ 자체가 보건의료와 복지 업무를 핵심으로 다루는데, 이를 총괄하는 보건의료정책관과 복지정책관이 핵심 보직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업무 중요성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정책국장과 연금정책국장이 추가돼 흔히 복지부 국장급의 ‘빅4’로 평가 받는다.   

현재 복지부는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주력하고 있어 복지정책관 하마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복지정책관이 총괄하는 업무와 직책 무게가 남달라 능력 있는 고참급 국장이 일각에서 거론된다.     

우선 박민수 정책기획관이 거론된다. 박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관가에 들어왔다. 1968년생인 그는 서울고(39회)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박 기획관은 지난 2010년 4월 말부터 2년 8개월 넘게 복지부 최장수 보험정책과장으로 근무하며 보건의료계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박 과장은 현안에 대한 빠른 이해력과 토론에 능한 언변을 토대로 포괄수가제 논란에 능숙하게 대처한 바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자 청와대 근무를 거쳐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일한 후 지난 2018년 2월 귀국해 정책기획관을 맡았다. 박 기획관은 김강립 복지부 차관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지만, 맹목적으로 충성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로 바른 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파견돼 현재 환자병상관리반장을 맡고 있는 박 기획관 보직을 바꾸는 것을 복지부 고위층이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능력은 있지만 국장 승진 후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과 정책기획관만 거친 그가 복지정책관을 맡는 것은 여러모로 부담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박 기획관의 행시 동기인 박인석 보육정책관도 하마평에 올라있다. 1964년생인 박 정책관은 부천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복지부에서 복지정책과장과 보건의료정책과장,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보건산업정책국장, 국무조정실 고용식품의약정책관 파견, 연금정책국장, 주칠레대사관 공사참사관 파견에 이어 지난해 8월 현재 직위로 발령 받았다.

복지정책과장을 거쳤기 때문에 복지 업무에도 익숙한 박 정책관은 업무를 통째로 외워서 진행하고 부하 직원들을 편하게 다루는 측면에서 호평을 받는 정통관료다. 상대적으로 박 기획관보다 많은 국장급 보직을 거친 것도 발탁에 안정감을 주는 주요 포인트다.

그러나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비교적 짧은 기간 호흡을 맞춘 점 등은 이번이 아닌 다음 기회 그가 요직에 발탁될 것이란 관측의 근거다. 3년 동안 해외 파견 근무를 한 그가 더 능력을 발휘한 후 이동할 것이란 판단이다.         

행시 37회인 임인택 보건산업정책국장도 거론되고 있어 주목 받는다. 전남 순천 출신인 임 국장은 순천고와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말기 청와대에 파견돼 고용복지수석 서민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후 박근혜 정부 들어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 파견을 다녀왔다. 고령사회정책과장과 보건산업정책과장, 복지정책과장, 복지행정지원관, 노인정책관, 고용노동부 파견 등을 역임했다.

이처럼 유능한 복수의 후보군이 있지만 박 장관이 당분간 복지정책관을 공석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현재 코로나19 대응체제를 가동하며 상당수 국장들이 중수본에 파견돼 반장으로 활동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국장 전보인사를 단행하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결과도 예상된다. 복지부가 지난 3일 예상보다 적은 11명의 과장급 인사를 단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쉽게 설명하면 현 체제를 대부분 유지하며 인력 등 가동 가능한 자원을 모두 코로나19 대응에 쏟아붓겠다는 의도다.

한 복지부 출신 원로는 “박 장관이 외부에 파견 가 있던 은성호 국장을 청와대로 파견한 것도 현 체제를 유지하며 손발을 맞추던 국장들과 일을 계속 하기를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현재 A국장이 대기 발령중이기 때문에 복지부는 본부나 소속기관 국장급 한 보직을 비워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정책관은 중요한 보직이지만 현재 복지부 전체가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시급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이달 내로 예상되는 2차 과장급 인사와 다음 달 사무관 인사 결과가 궁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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