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OK저축은행 등 예금금리 2%대로 올려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0%대 인하
“저축은행, 시중은행 고객 확보 나선 것”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내려간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0%대로 낮추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반대로 움직이는 중이다. 시중은행에 예금해도 손해가 생기는 상황에 고객 이탈이 예상되자 저축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올려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0.75%로 인하됐지만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올리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12개월 기준 연 1.7%였던 정기예금 금리를 연 2.0%로 올렸다. SBI저축은행은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을 찾는 고객을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도 2000억원 한도로 정기예금 특판을 진행하며 정기예금 금리를 높였다. 연 1.7% 금리를 지급하던 ‘OK정기예금’ 이자율을 연 2.0%로 인상했다. 또 ‘OK안심정기예금’ 이자율은 연 1.8%에서 2.1%로 올렸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일 ‘중도해지 OK 정기예금 369’도 출시했다.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0.5%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2% 금리를 제공한다. 금액은 10만원부터 최고 30억원까지 가능하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이 상품을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Parking)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차장에 주차하듯 잠깐 돈을 넣었다가 이자를 챙겨 출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도해지이자도 없는 상품이다.  

두 대형 저축은행 외에 아주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2.2%로, 바로저축은행는 SB톡톡 정기예금 금리를 2.2%로 상향 조정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 이상인 저축은행 상품이 70여 개에 달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0%대로 내려갔다. 기준금리가 연 0.75%에 진입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를 반영해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대로 낮춘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수신 금리를 조정해 1년 만기 일반 정기예금 금리를 연 1.00%에서 연 0.80%로 변경했다. NH농협은행도 정기예금인 ‘큰만족실세예금’ 기본금리를 기존 1.1%에서 0.75%로, ‘NH주거래우대적금’ 금리를 만기 1년 기준으로 1.25%에서 0.85%로 각각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WON예금’ 금리를 0.75%에서 0.65%로 낮췄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예·적금 상품 금리를 0.2∼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주거래정기예금’ 기본금리가 1.25%에서 0.75%로, ‘고단위플러스정기예금’은 1.2%에서 0.7%로 각각 내려갔다. 

은행업계에선 이런 현상에 대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저축은행을 더 찾을 거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조금만 높아도 고객이 몰리는 경우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춘 시중은행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라며 “저축은행에서 수신금리를 올리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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