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삼익아파트 2300억 규모 수주 확보
2500억 규모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 여부가 ‘관건’

대림산업이 총 5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려 서초구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대림산업이 총 5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려 서초구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대림산업이 서울 서초구 방배삼익아파트 재개발사업 수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인근 반포동에선 신반포15차 시공사 선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림산업이 서초구에서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총 5000억원 규모의 수주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방배삼익아파트 수주를 예고한 상태다. 두 차례 본 입찰이 무산되면서 방배삼익 조합은 대림산업으로부터 수의계약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받아들었다. 

방배삼익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살던 것으로 알려지며 일명 ‘조국이 품은 아파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에서는 두 차례나 쓴맛을 봤다. 2개 이상의 건설사가 입찰해야 경쟁 입찰이 성립하는데,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대림산업만 입찰해 유찰됐다. 

당초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양파전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GS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전에 집중하겠다며 빠졌다. 남은 것은 그간 꾸준히 방배삼익 문을 두드렸던 대림이다.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없이 무혈입성하게 됐다. 

게다가 인근의 반포동에선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앞두고 있다. 대림산업을 포함해 삼성물산과 호반건설 등 건설사 3사가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결국 계약을 해지하고 소송까지 진행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다가 지난 1월 시공사 선정 입찰을 다시 진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2강 구도로 다투는 가운데 호반건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입찰에 뛰어들며 5년 만에 정비사업으로 돌아왔다. 1위 브랜드 래미안을 가진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사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홍보 영상을 통해 조경과 사업 조건 등을 소개하며 ‘기능과 품질 면에서 대림과 비교를 거부한다’라는 문구를 걸어 대림산업을 정조준했다. 

호반건설도 만만한 경쟁상대는 아니다. 세 건설사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가 가장 낮은 만큼 제안을 공격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건설사 중 유일하게 390억원 규모로 무상 지원을 제안한 데다 조합에 대여하는 사업비 금리를 연 0.5%로 제시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6년 분양한 ‘아크로 리버파크’가 국내 최초로 평당 1억원을 기록한 것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아크로 리버파크가 바로 옆 지역인 만큼 신반포15차를 '아크로 하이드원'을 만들면 하나의 브랜드 타운으로 개발, 통합해 대단지 시너지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방배삼익과 신반포15차는 재건축 시 각각 721가구와 673가구로 규모가 큰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대림산업으로서는 ‘아크로’ 브랜드 파워를 공고히 할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 연이어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두 사업장의 수주액은 각각 2300억원과 2500억원으로 둘 다 수주할 경우 대림은 5월 한 달간 정비사업에서만 5000억원의 수주고를 쌓을 수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총회를 5월18일 이후로 진행하라고 권고하면서 두 조합 모두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신반포15차 조합은 지난달 31일 삼성물산·대림산업·호반건설의 합동 홍보설명회를 강행하려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재개발 조합들의 총회 재개 여부는 빨라도 다음 달 중순이 지나서야 결정될 전망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강남이라는 입지 조건에 사업 타당성을 계산하고 뛰어든 것”이라며 “아크로 리버파크와 아크로 하이드원이 같은 단지로 묶이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에 맞닿아 있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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