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법인 순익 2328억원···2위 우리은행의 2배 이상
신흥국·선진국 동시 공략 성공···하나·국민은행, 실적 악화

자료=신한은행/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신한은행/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은행들간의 경쟁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압도적 1위의 위치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년동안 신한은행은 해외법인을 통해 2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벌어들이며 다른 은행들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의 후발주자로 구분되는 KB국민은행은 여전히 실적 개선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해외법인, 2328억원 순익 시현···우리은행도 9.72% 실적 개선

지난달 30일 신한은행이 제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11개 해외법인은 지난해 총 237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2328억원)대비 2.20%(51억원) 증가한 수치며 현재 현지 법인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있는 8개 국내은행 평균(617억원)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신한은행 다음으로 해외법인 순익이 많은 우리은행(1153억원)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실적이다.

신한은행의 1위 유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곳은 신한베트남은행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전년(950억원) 대비 30.90%나 증가한 12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2009년 11월에 현지지점으로 전환·설립된 신한베트남은행은 베트남 전역에 36개의 지점을 운영하며 ‘외국계 1위’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자산규모도 4조1018억원에서 5조2577억원으로 1년만에 1조1559억원 늘어났다.

뿐만아니라 신한은행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실적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2018년 25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신한아메리카은행은 지난해 1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으며 SBJ은행의 순익도 649억원에서 754억원으로 16.11% 증가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취임과 함께 제시했던 ‘투 트랙 글로벌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진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사업은 투트랙으로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며 “하나는 기축통화 지역에서의 전략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국가의 경제 발전 속도에 따라 금융 수요가 팽창하고 있는 신흥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신디케이트론 주선에 따른 손실 등으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실적이 -137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료=각 사/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각 사/표=이다인 디자이너

2위 우리은행도 동남아 시장을 바탕으로 실적이 9.72%(102억원) 향상됐다. 베트남우리은행의 순익이 107억원에서 140억원으로 30.72% 증가했으며 WB 파이낸스(캄보디아)의 실적도 24억원에서 14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과 그로인한 중국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중국우리은행의 순익은 219억원에서 5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나은행, 중국 경기불황 직격타···KB국민은행 미얀마 법인, 적자전환

하나은행 역시 중국 경기 불황으로 인해 해외법인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나은행 해외 실적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익이 2018년 544억원에서 지난해 75억원으로 86.26%나 줄었기 때문이다. 전체 해외법인 순익 역시 1212억원에서 69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길림은행, 중민국제융자리스, 북경랑자자산관리유한공사, 베트남투자개발은행 등의 순익을 포함하면 순익은 14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장의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국민은행은 여전히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 해외법인의 총 순익은 155억원으로 오히려 전년(237억원)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미얀마 시장 진출 확대에 따른 초기 비용 지출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의 미얀마 법인은 지난해 1억5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2018년 54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던 홍콩법인도 그해 문을 닫았다. 캄보디아 법인의 실적은 16억원에서 29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방은행 중에는 전북은행이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을 통해 국민은행보다 높은 해외법인 실적을 거뒀다. 프놈펜상업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203억원으로 전년(148억원)대비 36.80% 증가했다.

그밖에 대구은행의 해외법인 실적도 74억원에서 113억원으로 52.46% 증가했으며 농협은행 역시 4억원에서 17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9월 취득한 IBK인도네시아은행의 적자(-182억원)로 인해 총 해외법인 실적이 180억원에서 6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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