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SSM 침몰 위기서 살아나···8개월 연속 하락했던 매출 반등
반짝 성장이라는 지적도 제기···“지속적인 매장 관리에 관심 기울일 것”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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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구조조정 1순위’로 여겨졌던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비교적 근거리에서 넉넉한 물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침몰 위기의 슈퍼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비대면 쇼핑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배달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빠른 배송이 발전하면서 배송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해 근거리에 있는 SSM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SSM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틈새시장 공략으로 전성시대를 누렸다. 신선하면서도 다양한 품목을 비교적 근거리인 주택가 인근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1, 2인 가구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2010년대 골목 상권 보호를 위해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고 의무휴무제와 영업시간 단축 등의 규제로 주춤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 신선식품 영역까지 내주면서 SSM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이러한 가운데 SSM이 호실적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업종별로 2월 백화점 매출은 –21.4%, 대형마트는 –10.6%을 기록한 반면, 편의점과 SSM은 근거리 소비가 늘어 각각 7.8%, 8.2% 늘었다. SSM이 근거리 쇼핑의 대명사인 편의점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SSM의 월별 매출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SSM이 반짝 성장한 데는 소비 행태에 있다. 최근 유통업계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되면서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주문이 급격히 올랐지만 식품 분야에서 만큼은 오프라인 채널이 온라인을 대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했다. 결국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사야한다는 소비자의 심리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슈퍼로까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배송 서비스에 뛰어든 이유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으로 소비자들이 매장 규모가 큰 대형마트에 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면서 매장 규모가 대형마트보다 작은 SSM에 몰린 것도 한몫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중간 형태의 SSM이 소비자들에게 최적의 쇼핑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SM이 살아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1인 가구에 맞는 제품도 갖춰져 있는 만큼, SSM 성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 행태는 SSM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슈퍼 매출은 2월19일부터 3월15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4%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매출이 6.9% 감소한 것에 비해 롯데슈퍼의 두 자릿수 성장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정간편식, 통조림, 과자 등 판매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GS THE FRESH 기존점도 1~2월 플러스 성장률을 나타냈고, 이달 1~18일까지 가정간편식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생필품 매출은 전년 대비 10% 내외 증가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생필품을 취급하는 GS수퍼마켓(13%), 롯데슈퍼(11%), 이마트에브리데이(11%), 홈플러스익스프레스(18%), 노브랜드(23%) 등 슈퍼마켓 앱의 결제 금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SSM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한 반짝 수혜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소비패턴이 매출 증가로 연결된 것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SSM, 편의점과 같은 가까운 거리를 선호하는 현상이 늘면서 매출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매출 증가세로 이어진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SSM 매장 관리에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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