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제재 해제 1달 이후 기본급 100% 지급 합의
진에어 노사, 협의 위해 대화 이어갈 계획···노조는 21일 지급 요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토교통부가 진에어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반가운 소식임에도 진에어 내부에선 긴장감이 감지된다. 그간 제재 해제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던 진에어 노사가 ‘특별 위로금’ 지급 시기를 두고 입장차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노사는 협의를 위한 대화를 이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해 11월 2019년 임금협상을 진행하면서 노조 측에 기본급 100%에 해당하는 특별 위로금을 제재 해제 이후 지급하겠다고 합의했다. 시사저널e가 확보한 내용에 따르면 당시 합의된 구체적인 지급 시기는 제재 해제 1달 이후다.

제재는 지난달 31일 해제됐다. 합의된 내용에 따르면 사측은 이 달 안에 특별 위로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노조 측 역시 사측과의 대화에서 이 달 21일 특별 위로금 명목의 상여금 지급을 주장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말 제재가 해제됐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이달 지급이 맞다”면서 “협의 과정에서 노조는 21일 지급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측이 노조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내부선 관련 내용을 두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급이 쉽지 않다는 말부터, 지급할 경우 산업은행의 반응을 감안해야 한다는 말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진에어에 300억원의 운영자금을 무담보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특별 위로금 지급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진에어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진에어는 지난해 말 기준 경쟁 항공사 대비 많은 현금(현금성 자산 포함 2971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진에어 역시 추가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업을 통한 현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1일 기준 진에어는 30개 노선을 감편 및 비운항 조치 중이다. 이에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에서 예상하는 진에어의 1분기 실적은 영업손실 631억원, 매출액 1486억원 수준이다.

결국 최근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권 차입을 결정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300억원 규모의 금융권 차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차입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진에어는 2018년 8월부터 국토부 제재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9월 국토부에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 및 경영문화 17개 개선 방안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25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개선안의 완성도도 높였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진에어가) 약속한 경영문화 개선 조치를 마련했다”면서 제재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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