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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까지 기침···3대 반도체 장비사, 코로나19에 실적 '흔들'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20.04.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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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리서치·AMAT 전망치 철회…ASML, 하향 조정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시 장비 공급 지연 우려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긴장'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국 반도체 장비사 AMAT과 램리서치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전망을 아예 거둬들인 데 이어 네덜란드 ASML까지 올초 영업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연 매출 10조원 규모의 3대 장비사 실적이 흔들거리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바짝 긴장했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사로 ASML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올 1분기(1~3월) 실적 전망을 24억~25억 유로(3조2400억~3조3800억원)로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말 제시한 매출 가이던스 31억~33억에서 약 24% 줄어든 전망치다. ASML은 매출 기준 전 세계 반도체 장비 2위 업체다. 1위는 AMAT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산 및 수요 부진 영향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다”면서도 “코로나19 관련 3가지 변수로 매출 전망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매출 영향 요인으로는 심자외선(DUV) 장비 발송 지연, 공급망 문제, EUV향 매출 반영 지연 등을 꼽았다.

피터 베닝크 CEO는 1분기 매출 전망을 두고 “코로나19 여파로 선적과 여행 제한으로 중국 우한은 물론 다른 고객들에 대한 DUV 발송이 다소 지연됐다”며 “공급망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지만 현재 해결한 상태며, 다만 첫 NXE:3400C 모델의 최종 구성 단계에서 당초 계획 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NXE:3400C는 ASML의 최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5나노 및 7나노 선폭으로 회로를 새길 수 있다.

이와 함께 “현 상황에서 장비 출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일부 고객들이 공장인수테스트(FAT) 이전에 EUV 장비를 입고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면서 “고객사 공장에 장비 설치가 완료된 후에 최종 승인이 나기 때문에 자사 매출 반영은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1분기 중 장비 입고 후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 같은 매출 실적이 올 1분기 중 반영되지 않는다는 소리다.

ASML은 10나노 미만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기 위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 업체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대형 파운드리 업체가 주요 고객사다. 최근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공정 뿐만 아니라 D램 양산에도 EUV를 도입했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 역시 내년 완공될 신규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EUV 공정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ASML의 EUV 노광기 NXE 시리즈는 1500억~1600억원 수준의 고가 장비다. ASML은 아직까지 생산이나 수요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장비 공급이 지연될 경우 소자 업체의 사업 계획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올초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전망을 조정한 장비사는 ASML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미국 램리서치와 AMAT도 당초 내세운 분기 실적 전망을 일제히 철회했다. AMAT는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및 생산 운영에 영향이 발생해 올 2분기(2~4월) 사업 전망을 철회했고 램리서치는 올 3분기(1~3월) 매출 전망치(26억~30억 달러)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램리서치는 지난달 일부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의 외출금지 조치로 지난달 17일부터 3주 동안 프리몬트와 리버모어 지역 공장을 폐쇄했다. 또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사업 중단 지침을 내리면서 부품 수급에 영향을 받았다. 램리서치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이다.

이 같은 여파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소자 업계에 영향 미칠지 주목된다. 램리서치, AMAT, ASML 3사는 전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50% 가량을 공급한다. 국내에도 다수 장비를 수출하고 장비 관리 인력을 파견한다. 장비 제작이나 엔지니어 파견이 지연되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생산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들 3사는 각각 한국법인을 두고 장비 관리 인력을 대응할 방침이다. 한국법인의 대부분 인력은 국내 고객사 장비 관리를 지원하는 CS(Customer Support Engineer) 인력으로 구성된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국내 인력을 운용해 고객사 공장 가동에 차질없이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장기화 가능성을 두고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계 장비업계가 자체적으로 실적 눈높이를 낮추는 가운데 국내 장비 업계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위축이 예상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가 올해 설비 투자도 보수적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상당히 줄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장비사 원익IPS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1263억원, 테스는 3.3% 감소한 558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유안타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주력 고객사가 올해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에 있어서는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격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라며 “특히 이번 사이클에선 수요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윤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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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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