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편의점서 모바일 앱 통한 주류 구매 소비자 이점 적어”

1일 오후 한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각종 주류의 모습 / 사진=황정원 인턴기자
1일 오후 한 편의점 매장에 진열된 각종 주류의 모습. / 사진=황정원 인턴기자

오는 3일부터 주류도 ‘스마트 오더’를 통해 주문이 가능해졌지만 편의점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매장 접근성이 높고 관련 주류 품목이 항상 구비돼 있는 편의점 특성상 소비자 입장에서 실효성이 없을 거란 판단에서다. 현재 편의점 매장 수는 전국 4만개에 이른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일부터 편의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주류 소매업자는 별도 승인 없이 모바일 앱을 이용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스마트 오더란 모바일 앱을 통해 상품의 주문 및 결재를 진행한 뒤 매장에서 받는 서비스다. 지난달 9일 국세청은 이러한 스마트 오더를 이용한 주류 판매를 허용했다.

이 같은 주류 판매는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해 주류를 직접 수령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최초 주문 시 1차로 성인 인증을 하고 매장에서 판매자가 주류를 전달할 때 2차로 신분증 확인을 거치게 된다. 배달 판매는 현재와 같이 금지다. 앞서 주류의 경우 국민건강이나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대면판매를 원칙으로 했다.

현재 편의점은 CU의 ‘포켓 CU’, GS25의 ‘나만의 냉장고’, 세븐일레븐의 ‘세븐앱’ 등 자체 모바일 앱을 통해 주류를 제외한 상품을 판매해왔다. 온라인 주류 판매 관련해선 GS25가 지난해 12월 와인 당일 예약 서비스인 ‘와인25’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경우에도 소비자가 매장에서 직접 결제를 해야 구매가 가능했다.

다만 스마트 오더에 주류 서비스 기능을 확대할지에 대해선 편의점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주류 스마트 오더가 효율성은 물론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이 없을 거란 판단에서다. 앞서 국세청은 이번 주류 스마트 오더 시행으로 소비자는 대기·주문시간을 줄일 수 있고 사업자는 효율적인 매장 운영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매장 수가 많고 거주지에서 가까운데 소비자가 굳이 모바일 앱까지 사용해 주류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관광지나 번화가 상권의 경우엔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는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편의점 업계 관계자도 “아직까지 전체 매출 비중에서 스마트 오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점심시간 때 붐비는 카페들의 경우 음료를 바로 가져갈 수 있는 스마트 오더를 이용하지만 편의점은 손님들이 기다리는 경우가 적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일선 편의점 가맹주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대부분 점주들은 주류 스마트 오더 시행 여부조차 알지 못했고, 스마트 오더 자체 이용객도 많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편의점 가맹점 주는 “스마트 오더는 예약된 물건을 들여놓고 보관만 하면 돼 우리 입장에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면서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 수는 일주일에 한두 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른 편의점 가맹점 주도 “주류 스마트 오더가 시행돼도 소주나 맥주 같은 경우 품목들이 항상 구비돼 있고, 손님이 직접 매장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구매와 차이가 없어 주류 매출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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