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곡1구역 환경영향평가 심의 통과에 분위기 달아오른 신월곡‧길음

신월곡1구역과 길음역세권재정비촉진구역./ 사진=이다인 디자이너
신월곡1구역과 길음역세권재정비촉진구역./ 편집=이다인 디자이너

서울 성북구 신월곡1구역이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하면서 지난 11년간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사업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인근 부동산 시장은 신월곡‧길음 구역이 청량리에 이은 강북권 새로운 메카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88-142번지 일대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지난달 9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재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2009년에 조합을 설립했지만 그간 사업 진행은 더뎠다. 성북2구역과 결합개발로 진행하면서 갈등이 생긴 탓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2년 신월곡1구역과 성북2구역이 별도의 조합으로 재개발하고 용적률과 수익을 나누는 방식을 추진하도록 했다. 성북2구역은 한양도성과 접한 북정마을이다. 개발에 제한이 있는 성북2구역이 용적률을 신월곡1구역에 넘기면, 신월곡1구역은 개발로 얻은 수익을 성북2구역에 나눈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추진되는 재개발 방식이었다. 

김병채 신월곡1구역 조합 사무장은 “성북2구역과 결합개발을 하면서 비대위와 갈등이 생기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며 “지난해 1월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면서 갈등이 끝났고 현재 탄력을 받아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다음달 말이나 6월 중순에는 실시인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아리텍사스 잔류민들이 이주를 마치면 2023년에는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월곡1구역은 재개발을 통해 지하 6층에 최고 46층 높이로 10개동 약 2200여가구 아파트와 700여가구 오피스텔 등으로 복합개발될 예정이다. 

신월곡1구역 일부 지역 전경./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신월곡1구역 주변 전경./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인근 부동산 업계는 신월곡1구역이 청량리에 이은 강북권 노른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간 미아리텍사스로 인해 저평가됐었다는 설명이다. 신월곡1구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600%에 달해 본래 사업성이 높다. 평지인 데다 길음역과 길음뉴타운으로 교통과 학군 인프라가 이미 마련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문의는 오지만 매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막상 매물이 있더라도 초기 투자금이 큰 탓에 수요자가 주저하기도 한다고도 전했다. 

한 중개업자는 “분양권을 받을 수 있는 조합원이 380여명이라 애초에 물량 자체가 없다”며 “매물을 내놓은 경우에는 30평대를 기준으로 12억원을 부르는데 막상 문의하던 사람은 초기투자금이 10억원이 넘으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다른 중개업자 역시 “공급이 많지 않은데 높은 금액대를 감당할 정도로 수요 수준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개업자들은 대체로 구역 내부는 평당 3000만~4000만원, 대로변은 6000만~7000만원까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길음역세권재정비촉진구역 전경./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길음역세권재정비촉진구역 주변 전경./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길음역세권재정비촉진구역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역세권 구역은 지난 2018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획득하고 현재 이주까지 마쳤다. 당초 이달 분양을 계획했지만, 현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이 미뤄지면서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물 거래는 신월곡1구역 상황과 비슷하다. 당초에 아파트 두 동이 들어설 정도로 작은 부지인 데다 조합원 수도 적은 탓이다. 인근 중개업자는 “문의는 오는데 물량 자체가 많지 않다”며 “99㎡(30평대)를 기준으로 분양권 프리미엄이 5억원 정도 붙으면 매수가는 10억5000만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두 구역에서 입주가 마무리되면 인근 길음1재정비촉진구역에는 초등학교가 들어설 전망이다. 성북구청은 지난달 해당 구역 내 공공지에 초등학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바 있다. 신월곡1구역 재개발사업 진행에 따라 초등학교 설립 추진 시기를 결정한다. 

호재가 맞물리면서 주변 아파트 가격도 뛰고 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신축 아파트는 최근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며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117㎡(35평대)는 4억6500만원이던 때도 있었는데 최근 13억원 가량에 팔렸고, 길음롯데캐슬클라시아는 지난 1월 108㎡(33평형) 기준으로 1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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