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 5대 건설사 중 홀로 ‘마이너스’ 기록
부채비율 289.74%···전년比 12.91%p 상승

대우건설의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활동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부채비율도 증가했다. 실적 부진에 이어 주요 지표까지 흔들리면서 기업가치 제고 임무를 맡은 김형 대우건설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1일 각 건설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연결 기준)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017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282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000억원 넘는 간극이 벌어진 셈이다. 대우건설이 영업으로부터 창출된 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 지표를 기록했던 것은 지난 2014년 결산 이후 5년 만이다.

영업활동에 창출 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것으로 영업부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면 벌어들인 돈 보다 빠져나간 돈이 많다는 뜻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위축되면 본업의 확장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 향후 실적과 재무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우건설의 현금흐름 악화는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8조6519억원, 영업이익 36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8%, 42% 줄어든 금액이다. 주택건축 부문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토목과 플랜트 부문의 손실폭이 커졌다. 당기순이익은 2123억원으로 2018년(2973억원) 대비 32% 줄었다.

현재 대우건설의 매출 비중은 주택건축(59.56%)·플랜트(18.29%)·토목(16.03%)·기타(6.2%) 등으로 이뤄졌다. 주택건축 부문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7554억원에서 5133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줄었다. 지난해 분양 지연과 신규 사업 취소 등으로 공급물량이 축소된 탓이다. 토목은 18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영업손실(-639억원)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플랜트도 마이너스 14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손실폭이 41% 가량 확대됐다.

부채비율도 5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대우건설만 늘었다.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89.74%로 직전 연도(276.83%)와 비교해 12.91%p 상승했다. 반면 경쟁사인 GS건설(부채비율 205.6%·변동 26.4%p↓), 현대건설(108.1%·9.6%p↓), 대림산업(100.9%·11.2%p↓), 삼성물산(72%·16%p↓) 등은 부채비율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우건설의 수장인 김형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년 안에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올려 재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다. 매각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 신규 수주 중단과 유가 하락, 분양가상한제 등 주택시장 규제로 건설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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