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케팅비용 증가폭 한 자릿수 기록
카드모집인 수도 전년 대비 1225명 감소

전업계 카드사 마케팅비용 증가폭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전업계 카드사 마케팅비용 증가폭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정책으로 위기에 처한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가시화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마케팅비용 증가폭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카드모집인과 지점 수도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8곳(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이 지출한 마케팅비용은 1년 전보다 7.7%(518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핏 카드사들의 마케팅비용 지출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나 지난 4년간의 증가폭을 살펴보면 지난해 마케팅비용 증가폭은 이전보다 둔화된 수준이다.

실제로 2015년 이후 8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마케팅비용 증가폭은 2105년 17.2%, 2016년 10.8%, 2017년 13.7%, 2018년 10.3%로 계속해서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다.

그동안 두 자릿수를 유지해 왔던 마케팅비용 증가폭이 지난해 들어 한 자릿수로 줄어든 배경에는 정부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하 정책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월부터 정부가 기존 연매출 5억원 이하로 제한했던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 적용 구간을 3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하면서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신용카드사 영업 실적’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646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3% 감소했다.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6.1% 감소한 1조2937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은 마케팅비용 절감 외에 인력 감축을 통해서도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가 카드모집인 감축이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 수는 지난해 1만1382명으로 전년 말(1만2607명)보다 1225명 감소했다.

지점 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본점을 제외한 국내 지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05개로 전년 말(263개)보다 58개 줄어들었다.

카드사들의 긴축경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카드모집인의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데다 카드 이용액까지 감소하면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전업계 카드사 8곳의 개인 신용카드 실적(신용, 체크, 선불)을 합산한 결과 국내 카드 승인금액은 38조1563억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1월 보다 25.7%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카드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긴축경영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 절감 노력 외에도 신사업 발굴 등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