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부족한 인프라 및 전용 콘텐츠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한 5G가 어느새 1주년을 맞이했다. 5G 가입자 역시 지난 2월 기준 536만명을 기록, 500만 돌파를 달성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다. 

많은 소비자들이 잘 안터지는 5G 대신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기지국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산업 자체가 위축되면서 기지국 증설에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현재 통신사들이 전국에 설치하고 있는 기지국은 3.5㎓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기존 LTE 주파수(최대 2.6㎓)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5G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선 28㎓ 주파수 대역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1초에 280억번 진동하는 28㎓는 3.5㎓ 대역과 비교해 직진성이 훨씬 강하고 전파 자체가 빠르다. 한번에 많은 정보를 보낼 수 있으며 전송 속도 역시 빠르다. 다만 전파의 도달거리가 짧아 더 많은 기지국 설치가 요구된다. 현재 국내 5G 체감 속도가 이론 속도(20Gbps)에 한참 못 미치는 이유도 3.5㎓ 주파수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통신사들은 28㎓ 기지국 설치를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작도 못 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시중에 나온 5G 전용 폰으로는 28㎓ 주파수 대역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소비자들이 굳이 비싼 요금제를 내면서까지 5G를 이용할 이유는 사실상 없다.

5G 전용 콘텐츠가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통신사들은 가상현실(VR) 서비스나 스트리밍 게임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해당 서비스들의 경우 이미 몇 년 전 게임업계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했다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5G를 통한 속도 개선뿐만 아니라, VR기기, 게임 관련 주변 기기 등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이러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술이 발전되면, 소비자들은 혜택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턱대고 새로운 기술만 소비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통신들에게 있어, 올해 1년은 상당히 중요하다. 올해 5G 관련 네트워크 기반 확보는 물론, 관련 콘텐츠 확보에도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내심은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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