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반등에 ‘데드캣 바운스’ 경고 목소리
코로나19 확산 여전···경기 부정적 영향 지속
“실물 충격에 2차 조정 나올 수 있어 유의해야”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의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치료제가 나오고 있지 않은 데다 확산세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경기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락, 신용경색 등 뇌관이 아직 남아 있어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는 주장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전날 1757.81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8거래일 만에 22.11%가 상승한 것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 기간 동안 35.6% 상승하며 반등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 이후 어느정도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증시 급락의 단초를 제공했던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이탈리아는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각지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사망자 역시 미국에서만 3000명이 넘어서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마이너스(-) 4%에서 -30%로 대폭 낮췄다. 코로나19 확산 지속으로 인해 실업률과 소비 지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2분기 각각 -14%, -24%, -12%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국내에서도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기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소매판매액과 설비투자도 각각 6.0%, 4.8% 줄었다. 그나마 수출의 경우 지난달 전년 대비 0.2% 감소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의 역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실물 경제 충격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고려할 때 증시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올해 2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역성장을 반영하는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각국 중앙은행의 노력으로 코스피가 전저점을 하회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국제유가의 하방 압력도 증시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 유가는 지난달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20달러 선으로 급락한 이후 좀처럼 상승 반전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에는 장중 19.27달러까지 하락하면서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국제 유가 하락은 디플레이션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의 실업률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기업들의 신용경색 우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엔 회사채 매입까지 결정 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이. 실제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달 30일 방송에서 무디스가 미국 회사채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연준의 회사채 매입은 신용 상태가 좋은 회사 채권 해당해 회사채 부도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내 증시 매수 주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국인들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여전히 세계적으로 위험회피 선호 현상이 짙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시 반등하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가능성도 열어놓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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