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1400억원 들여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빙과 업계 구도 변화
롯데제과·롯데푸드·빙그레·해태 4자 구도 깨며 2위 사업자로 도약 예상
강점 보였던 해외 사업 집중···빙그레우스 등 국내 마케팅 가속화

빙그레가 해태 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빙과 시장에서 롯데와 빙그레 간 양자구도가 펼쳐지게 됐다. 빙그레는 해태를 품으며 단숨에 5500억원대 빙과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며, 현재 국내 1위 빙과업체인 롯데제과를 바짝 뒤쫓게 됐다. 

빙그레는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빙그레가 인수한 주식은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이며 인수금액은 1400억원이다. 최종 인수 시기는 세부 사항이 확정 되는 것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인수배경에 대해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해 기존 아이스크림 사업부문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빙그레가 해태를 인수하기 이전에 국내 빙과 시장은 빙그레와 해태제과,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자 구도였다. 

이 중 빙과 매출 1위는 롯데제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빙과  기타 부분에서 지난해 6361억원(빙과 기타)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도 매출액인 6925억원보다 8.8% 줄어들긴 했지만, 업계 1위다. 롯데제과는 월드콘·설레임 등의 대표 제품을 갖고 있다. 

2위는 롯데푸드다. 롯데푸드의 지난해 빙과 기타 부문 매출액은 3995억원이었다. 전년도 매출액인 3963억원보다 0.8% 증가한 수치다. 롯데푸드 대표 아이스크림은 구구콘, 빠삐코 등이다.

빙그레는 3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부문 매출액은 내수와 수출을 합쳐 3608억원이었다. 

그러나 해태 아이스크림을 업게 되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부문 매출액인 3608억원에 지난해 해태 아이스크림의 매출액인 1800억원을 더하면 단순 계산으로 향후 빙그레가 빙과 부분에서 540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는 롯데제과와의 매출액 차이를 기존 3000억원에서 1000억원대로 좁힐 수 있는 규모다. 

아울러 빙그레는 해태 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해외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예고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인수 배경을 설명하며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빙그레 빙과 기타 부분의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2017년 262억원, 2018년 298억원, 2019년 373억원 등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해태 아이스크림 매출까지 더하게 되면 해외 매출 볼륨은 더욱 커지게 된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의 지난해 빙과 기타 부문 수출액은 각각 228억원과 70억원이었다.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갖춘 사업 부분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빙그레의 전략으로 보인다. 

/사진=빙그레.
/ 사진=빙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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