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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빈집만 무성한 판자촌···기약 없는 구룡마을 재개발
  • 양세정 인턴기자(plus@sisajournal-e.com)
  • 승인 2020.03.31 17: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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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주민 간 갈등 평행선···3년 전으로 예정됐던 실시계획인가도 무소식
구룡마을에서는 양재대로를 사이에 둔 래미안블레스티지가 코앞에 보인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구룡마을 판자촌 너머로 고층 아파트가 코앞에 보인다./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연분홍빛으로 바랜 연탄이 마을 공터에 가득 쌓여 있다. 집 사이로는 공동으로 쓰는 듯한 재래식 화장실이 눈에 띈다. 양재대로를 사이에 두고 한 시 방향에 위치한 래미안블레스티지가 코앞에 보이고 개포주공1단지는 초고가 아파트 착공을 위한 공사 가림막을 설치해두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판자촌인 구룡마을이다. 

구룡마을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개포동이 개발돼 집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형성됐다. 1~8구역에 걸쳐 한때는 주민 3000~4000가구가 살았을 정도로 규모가 큰 마을이었다. 면적만 26만6502㎡(약 8만616평)에 달한다. 개포동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린다. 

구룡마을 재개발 역사는 지난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동안 진전이 없다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논의가 본격화했다. 하지만 구룡마을이 개발구역 지정에서 해제되면서 사업이 백지화됐다. 2016년 다시 구역지정과 개발계획이 승인되면서 사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공공 주도하에 100% 수용‧사용 방식으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선정했다. 

당시 2017년 실시계획을 인가하고 2018년 착공, 2020년 말 사업을 끝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이달 기준으로 실시계획인가 승인도 이뤄지지 못했다. 인가 얘기만 수차례 나왔지만 번번이 미뤄졌다. 

SH공사는 구룡마을 초입에 컨테이너를 설치해두고 관리인을 파견해 둔 상태다. 관리인은 “위에서야 얘기가 나오겠지만 매번 그대로다. 주민자치회가 많은데 서로 원하는 이주 대책도 다르다. 아직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기에는 한참 먼 이야기인 것 같다”라며 마을을 돌아봤다. 

마을 입구에는 자치회 컨테이너가 여럿 있었고 마을 깊숙이 회장 이름이 다른 자치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구룡마을 주민지원실에서 파악한 재개발 관련 주민자치회는 6개로 이 가운데 5개가 정식 조합에 해당한다. 외부세력으로 전국철거민협의회까지 붙은 상태다. 

주민자치회가 주장하는 바는 세부적으로 차이가 나지만 요는 분양권 요구다. 주민들을 위한 공동 주택, 일반 아파트, 임대아파트에서 살다가 5년 뒤 분양권 전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영만 구룡마을 자치회 회장은 “당장 분양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인 것 같고 임대 아파트에서 살다가 5년 뒤 분양 자격을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라며 “임대 아파트가 아닌 공동 주택을 요구하는 곳도 있지만 그럴 것이면 시에서 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회장은 총선이 끝난 뒤 5월이나 6월 중으로 실시계획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빈집이 무성한 탓에 해가 지기 전인데도 분위기가 스산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빈집이 무성한 탓에 해가 지기 전인데도 분위기가 스산했다./ 사진=양세정 인턴기자

주민들은 재개발 얘기가 나와도 또 좌초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지난해 6월에도 승인 떨어진다고 했다. 이번에도 얘기가 나오다가 말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총선이 끝나면 다시 잠잠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첫 삽을 뜨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그간 서울시와 구룡마을 간 여러 차례 협의가 진행됐지만 진전이 없는 데에는 양측 간 좁혀지지 않는 입장 탓도 있다. 서울시는 임대 아파트 외에 다른 형태의 주거 방식을 내놓을 수는 없다고 밝혀왔다. 주민들은 이주 대책에 대해서 시가 계획을 내놓으면 보상 방안을 놓고 좁혀가자는 입장이다. 

50대 서아무개씨는 “서울시는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뽑아놓고 회의를 하는 시늉만 내면서 주민들은 분양권을 원하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무조건 공공 임대만을 고집하는데 그러면 주민들도 분양뿐이라고 나올 수밖에 없다. 틈이라도 있어야 서로 밀고 당기면서 좁혀가기라도 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이곳에서 30년을 살았다는 한 주민도 “주민들 생각이야 다들 다르면서도 공통된 의견은 하나다. 구룡마을 실정에 맞는 저렴한 아파트를 달라는 것이다”라며 “여기 남은 사람들은 생존권을 위해서 싸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지난 2017년부터 임시 이주는 진행되고 있다. 마을은 두 집 가운데 하나는 비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주민이 떠났다. 구룡마을 주민지원실에 따르면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현재 676가구 1283명이 살고 있다. 총 1107가구 가운데 431가구가 임시 이주를 마쳤다. 빈집이 무성한 탓에 해가 지기 전인데도 분위기가 스산했다. 

60대 김아무개씨의 앞집 주민도 지난 2018년 마을을 떠났다. 그는 “위례지구로 금호동으로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임대나 연립 아파트로 들어갔다. 특히 자기 명의가 없는 사람들이 많이 떠났다. 나이 든 사람들은 명의를 투기꾼에 팔고 살기는 그대로 살곤 했다. 그러다가 나가라니 나간 것이다. 막상 밖에서 지내니 돌아오고 싶다더라. 거적때기를 덮고 살아도 여기가 마음은 편하다고. 집세에 생활비에 공과금에 내야 할 것은 많은데 돈도 없고 외롭기도 해서 막막한지. 이런 얘기가 퍼진 데다 보상금 방안이 무어라고 뚜렷하게 나오지를 않는데 사람들이 떠나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룡마을이 어떻게 되는지는 주민들도 잘 모른다. 그건 바깥사람들이 훨씬 잘 안다. 빈집이 많아서 어수선하고 얘기가 나오다가 말아서 막막한데 방식이 뭐든 어떻게든 됐으면 좋겠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사업시행자인 SH공사는 주민 지원 방안에 대해서 계획 중이라는 입장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국민 임대나 영구임대로 거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연구 용역을 하고 있다”라면서도 “서울시가 시행인가를 내지 않은 상황이라 소유권을 넘겨받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실시계획인가 승인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여러 가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양세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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