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원금 손실 첫 발생···이후 전액 원금손실까지
투자자 “매물 가치변동 사전공지 없었다”
테라펀딩 “가치변동 사전 확인 불가···이후 진행상황 투자자에게 개별 고지”

테라펀딩 연체율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테라펀딩 연체율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P2P금융 플랫폼 업계 1위인 테라펀딩이 올해 들어 첫 일부 원금 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액 원금손실까지 발생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테라펀딩으로부터 선순위 하락 등 변경된 상품 가치 조건에 대해 사전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테라펀딩에서 다루는 30억원 규모의 대출상품에서 투자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상품은 세종시 정부세종2청사 인근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에 투자하는 건축자금 관련 대출상품이다. 테라펀딩에서 전액 원금손실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충남 태안 버스터미널 인근 다세대 신축 리파이낸싱(재대출) 상품과 경기 파주 내 연립주택 신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상품에서 각각 29%, 21%의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테라펀딩의 공지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지난 1월에 발생한 태안과 파주 상품의 경우 리파이낸싱으로 모집하는 과정에서 상품의 선순위와 테라등급이 하향조정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선순위 하락과 관련한 사전 공지 및 채권 매각에 대한 사전 동의 과정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상품 모집 시 언급됐던 상품에 대한 가치 조건들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런 가치 변동 내용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없었다.

태안 상품에 투자했던 투자자 A씨는 “당초 선순위가 1위인 상품이라 안심하고 투자를 했던 건데 이후 수익권이 변경되면서 초기에 안내됐던 가치 조건이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파주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 B씨도 “2019년 7월 부분 상환할 당시에 부분 상환 공지만 있었을 뿐 채권 순위 변동에 대한 어떠한 공지도 없었다”며 “채권 매각 전에 동의 절차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테라펀딩 측은 “채권 매각에 관한 부분은 투자자 이용 약관에 명시하여 투자 시 사전 동의를 받고 있으며, 상품 특성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 또한 상세하게 고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상품에 중대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공시를 통해 투자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고 답했다.

공지사항 문제와 관련해선 “매물의 가치변동은 개별 상품 이슈이기 때문에 변동 내용을 전체 공지에 게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테라펀딩에 연이어 원금손실 문제가 불거진 배경에는 부동산시장 위축에 따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라펀딩의 누적 대출액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테라펀딩의 연체율도 상승세다. 지난 2월 말 기준 테라펀딩의 연체율은 18.98%로 지난해 말(12.97%)보다 6.01%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은 상환이 30일 이상 지연된 금액의 비중을 말한다.

테라펀딩 관계자는 “작년부터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 강도가 높아지다 보니 부동산 경기가 많이 침체됐다”며 “부동산 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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