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원 규모 긴급경영대출에 소상공인들 몰려···정부, 대출 홀짝제·웨이팅 시스템 도입
소상공인들 "새벽부터 기다린 소상공인들, 상황 열악 뜻해···직접생계비 늘려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긴급 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상공인 긴급 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 피해를 입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선 가운데,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려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긴급 경영자금 지원 대란이 일어날 정도라며, 직접 생계비를 늘려 병목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5일부터 중소벤처기업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서가 필요 없는 직접 긴급 대출에 나섰다.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소상공인들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1~3등급 소상공인들은 4월1일부터 시중은행에서 저금리 긴급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단에 대출 신청하러 온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이른바 ‘대출 대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로 긴급 자금 신청 기관인 소진공의 인력이 부족해 소상공인들의 대기 시간이 2시간까지 길어지기도 했다. 또한 아직까지 구비 서류 및 정책 홍보가 덜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 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긴급 대출 신청을 한 문아무개씨는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 2시간 이상 기다린 것 같다. 일단 창구가 정리가 안 돼 너무 복잡했다”며 “소득분위가 높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아닌 영세 상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지원이라 취지는 좋았으나 온라인 접수 방법도 없고 아직 혼선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4월1일부터 대출 홀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의 출생연도가 홀수인 사람은 홀수 날짜에, 짝수인 사람은 짝수 날짜에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매장 운영 및 분석 서비스 '나우웨이팅'을 운영하는 나우버스킹은 전국 62개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웨이팅 서비스 기기를 설치한다고 이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소상공인 업계에서는 현재 긴급경영안정자금 취지와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직접 생계비 지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세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은 좋지만, 대출 외에도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근로장려금·자녀장려금처럼, 인터넷 신청이나 주민센터 방문 한번으로 모든 소상공인의 신청을 받아 소상공인 긴급 생계비를 일괄 지급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업체당 1000만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받기 위해 소상공인들은 새벽부터 나와 기다렸다. 현재 소상공인의 처지와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며 “지속적인 금융 지원 확대와 함께 소상공인 긴급구호 생계비를 현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중구에서 인쇄업을 하는 한 소상공인은 “긴급경영자금뿐만 아니라, 고용 유지 지원금도 확대하거나 직접 지원해야 한다. 5명 미만 소상공인들은 고용 유지 지원금을 자체를 잘 모르는 데다, 받는다 해도 고용비용을 대폭 줄일 수 없다”며 “5인 미만 소상공인 업체 소속 근로자가 직접 신청해 정부에서 100%를 지급하는 직접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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