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국내외 모두 이커머스 중심으로 운영”
LG생활건강 “럭셔리 브랜드 필두로 온·오프라인 주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로고.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로고.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뷰티로 통칭되며 중화권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 화장품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중국 현지에서 1분기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K뷰티의 중심에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있는데, 실적 회복이 절실한 화장품업계 빅2가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국내 화장품업계 1, 2위를 다툴 뿐 아니라 K뷰티의 선두주자로서 해외 시장에서도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나타난 데다, 기대를 모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현재까지 성사되지 못하면서 아쉬운 1분기를 업계는 마주하게 됐다.

◇아모레퍼시픽, 온라인 사업에 집중한다

아모레퍼시픽은 한 달 넘게 멈췄던 중국 공장을 재가동했고, 지역별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장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권의 매출 회복을 위해 올해 전략과 목표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일부 세부 전략을 수정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부문에서 매출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가 오프라인 채널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만큼 채널 전략도 온라인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면세점, 방문판매, 백화점 등의 채널에 의존해 왔던 만큼 온라인을 제외한 모든 채널에서 실적이 감소했다.

해외 사업도 세부 전략을 수정 중이다. 우선 아모레퍼시픽은 3~5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현재 37% 수준인 해외 사업 비중을 2023년까지 50%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러시아 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새 시장 개척에 나서기도 했다. 또 동남아시아 시장에 화장품을 공급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공장 건립을 추진해 왔다.

중국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현지 점포 수가 100여개 늘어났다. 다만 코로나19로 중국에서도 소비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된 만큼 현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 또 3·4선 도시의 출점을 적극 진행하는 동시에 1·2선 도시 타깃에 맞는 다양항 콘텐츠를 기획할 예정이다.

그밖의 글로벌 시장도 온라인에 초점을 맞췄다. 2010년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한 설화수는 미국 일부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올해에는 세포라 온라인몰에 입점시켜 한국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외 모두 이커머스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는 아모레 공식 몰, 직영 쇼핑몰, 이커머스 등을 강화하고, 해외에서는 중국 알리바바 티몰과 협업해 중국 타깃 자체 제품을 판매하고 미국은 세포라를 통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글로벌 시장 확장에 초점

반면 LG생활건강은 올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지난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목표와 관련해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내부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뉴에이본(New AvonLLC)을 인수했고 치약 브랜드 ‘루치펠로 코리아’ 지분 인수, 더페이스샵 중국 공장 인수 등을 진행해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LG생활건강은 지난달 중저가 더마 브랜드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시장 판권을 2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이는 2010년 더페이스샵 이후 지난 10년간 단행한 M&A 중 사상 최대 규모다.

LG생활건강이 피지오겔을 인수한 것은 더마 시장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더마 화장품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품목 중 하나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아시아권에서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앞서 2014년 인수한 CN P(차앤박화장품) 브랜드를 연매출 1000억원을 웃도는 브랜드로 성장시킨 전략이 있는 만큼, 피지오겔에 거는 기대도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LG생활건강은 중저가 브랜드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숨’ ‘후’ 등 럭셔리 브랜드를 백화점과 현지 면세점에서 선보이고 있다. 올해 역시 중국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글로벌 사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의 경우 매출이 가장 많은 중국·동남아에서 럭셔리 브랜드(숨, 후 등)를 내세워 백화점, 면세점 그리고 이커머스를 통해 현지 마케팅을 올해에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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