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수사 끝에 23일 서부지검에 불구속 의견 넘겨···의료장비 임차해 병원에 무상이나 저가 임대
향후 서부지검 식품의약형사부 수사 예상···이의경 처장, 중외제약 사외이사 역임 연관성 주목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입주해 있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별관 전경. / 사진=시사저널e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입주해 있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별관 전경. / 사진=시사저널e

식품의약품안전처가 JW중외제약을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1년 1개월 수사한 끝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JW중외제약이 의료장비를 임차해 병원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했다는 혐의는 향후 검찰이 본격 수사할 전망이다.  

30일 식약처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지난 23일 JW중외제약 리베이트 건을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기소 의견 송치란 담당 경찰관이 피의자에게 죄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보내는 것을 지칭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로는 피의자에게 죄가 있지만 기소권은 검찰에게 있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하며 기소를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최근 김건모 씨를 수사한 강남경찰서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후 김씨를 고발한 가로세로연구소가 주목 받은 것을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중조단은 기소 의견 중에서 불구속 기소 의견이라고 밝혔다. 즉, 수사 결과로는 현 신영섭 대표나 이성열 대표를 구속할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번 건은 지난 2018년 감사원 통보에 따라 식약처 중조단이 진행한 것이다. 감사원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종결한 제약사에 대한 법인통합조사 4건과, 병원 대표자에 대한 개인통합조사 등 총 5건 결과를 검토해 그 결과를 2018년 9월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식약처에 리베이트 의혹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동성제약이 지난 2018년 12월 중조단 압수수색에 이어 올 1월 서부지검에 역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바 있다. 이어 JW중외제약이 지난 23일 5개 제약사 중 두 번째로 서부지검에 송치된 것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2월 27일 중조단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중조단의 내사에 이어 13개월여 기간 동안 수사를 받고 검찰에 사건이 넘겨졌다. 

당초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함으로써 시가와 차액만큼 36억4600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감사원은 증거 서류로 임대료 관련 확인서와 임대계약서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한 것은 향후 논란의 소지가 있다”며 “중조단이 무슨 근거로 리베이트로 판단했는지 구체적 사안을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JW중외제약이 감사원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16년 3월 개시된 서울국세청 조사4국 세무조사가 발단이었다. 당시 조사 대상 기간은 2011~2014년이었다. 복수의 제약업계 소식통은 “서울청 조사4국은 과거보다 인원도 줄고 청와대 하명건도 감소했지만 원칙에 입각해 타이트한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난 2018년 7월 조사4국 세무조사를 받아 총 418억여원 추징세액(추징금)을 납부한 삼진제약이나 현재 조사를 받은 동광제약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중조단이 사건을 서부지검에 송치함에 따라 향후 식품의약형사부가 본격 수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식품의약형사부는 지난 2014년 서부지검에 정규직제로 신설된 식품의약조사부가 최근 일부 개편되며 명칭이 변경된 부서다. 현재 유동호 검사가 식품의약형사부장을 맡고 있다. 산하에 김진희 검사와 유재근 검사, 홍현준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유동호 부장검사는 지난 2009년 식약처 중수단 초대 특별수사기획관 직을 6개월 간 수행한 후 지난달 초 형사부장으로 복귀하며 주목을 끌었다. 현 한운섭 중조단장도 사무관 초기인 지난 2011년과 2012년 중조단에서 팀장으로 일하며 수사 업무를 배운 바 있다. 그는 지난달 중순 중조단장으로 복귀했다.    

이번 중조단의 JW중외제약 리베이트 건은 이의경 처장과도 연관이 있어 주목된다. 이 처장은 지난 2016년 3월 18일부터 JW중외제약 사외이사를 맡아오다 지난해 3월 식약처장에 임명되자 사외이사를 사퇴했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이 1200만원이기 때문에 이 처장이 3년간 3600여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처장 재산이 71억여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3년간 3600여만원은 적은 금액이긴 하다. 하지만 지오영에 대한 공적마스크 공급 특혜설 등으로 그의 도덕성 시비가 연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JW중외제약의 검찰 송치 건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공교롭게 JW중외제약 수사를 총괄한 홍헌우 전 중조단장이 지난달 국장급으로 승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교육 파견을 나간 상태다. 식약처는 최근 총 4명을 국장급으로 승진시켰는데, 홍 국장은 행정직 출신 중 유일하게 승진자에 포함됐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조단은 그동안 서부지검의 지휘를 받아 JW중외제약을 수사해왔는데, 유동호 부장검사나 담당 검사가 그 내용을 인정해 수사를 간략하게 할지 또는 처음부터 자세하게 파고들지 여부는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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