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EDGC·셀트리온제약 등 코로나 관련주가 급등세···전문가 “이벤트성 짙은 테마주, 접근에 신중 기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중 하나인 씨젠에서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 기업 중 하나인 씨젠에서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진단키트 및 치료제 관련 테마주들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폭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추종 매수에 나서기보단 코로나 관련 기업의 실적 파악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3만6500원이었던 씨젠의 주가는 이날 11만5900원으로 217.5% 뛰었다. 시가총액은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20일 8237억원에서 이달 25일 2조원을 넘어선 뒤 26일 단숨에 3조원을 돌파했다. 씨젠은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에 뒤이어 코스닥 시총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씨젠은 최근 코로나19 진단 시약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구시설에 방문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국내 진단키트 관련 기업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도 이날 계열사인 솔젠트가 우크라이나에 코로나19 진단키트 10만명 분량을 수출한다는 소식에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앞서 EDGC는 자회사인 EDGC헬스케어가 미국 주 정부와 코로나19 진단시약 100만명 분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자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EDGC의 주가는 지난달 말 5500원에서 이날 1만4550원에 장을 마치며 164.5% 상승했다.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 급등에는 전 세계에서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한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단시약 지원을 요청하고, 해외 47개국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을 요청했다는 외교부 발표도 잇따르면서 피씨엘, 파미셀 등 여타 진단키트 제조업체들도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100원(3.26%)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하루 전까지 5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갔다. 지난 23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1차 항체 후보군 300종을 확보해 항체치료제 개발의 중요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이밖에 신라젠, 신풍제약 주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관련 발표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불확실한 정보도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스팸 11만 건 중 마스크나 백신 등 테마주를 추천하는 주식스팸 문자는 5만1866건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관련주에 무작정 투자하기보단 공시 등을 통해 기업의 구체적인 실적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기업의 경우 임상 결과 및 제품 허가가 나오기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금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많이 오른 상태인데 코로나 이슈는 이벤트성이 짙은 이슈로 현시점에선 점차 떨어질 위험도 있는 상태”라며 “치료제 관련주들도 단순히 코로나에 효과가 있다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닌 실제 임상실험에 들어갔는지 여부들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병국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투자자 관점에서 신규 시장의 생성 여부와 규모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신규 치료제에 대해 좀 더 보수적으로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데이터가 부족해 방향성을 알기 어려우므로 실제 시장이 어느 정도의 규모로 형성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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