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업계 최초 ‘애플 리스금융’ 선봬
“車할부금융에 이어 리스금융도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카드업계가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신사업 발굴에 분주하다. 자동차할부금융에 이어 이번엔 리스금융으로 신사업 분야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카드는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6개사와 ‘애플 제품 리스금융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에 따라 KB국민카드와 갈라인터내셔날(프리스비) ▲피치밸리(월리스) ▲비욘드테크(KMUG) ▲에이샵 ▲넵튠코리아 ▲대화컴퓨터 등 6개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는 애플 제품구매 고객에 대한 리스금융 제공 프로그램과 공동 마케팅 추진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고객이 애플 제품을 선택한 후 리스금융 약정을 체결하면 국민카드가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사로부터 해당 제품을 구매해 고객에게 인도하고 고객은 매월 사용료(리스료)를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정보통신 기기를 대상으로 리스 사업을 하는 것은 KB국민카드가 업계 최초다. 국민카드가 이처럼 지금껏 리스 대상으로 취급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에 대해 리스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업무 협약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기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착안해 금융과 쇼핑이 결합된 신개념의 금융 서비스에 대해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들과 논의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맺은 첫 번째 결실”이라며 “애플 제품에 이어 내구 연한이 있는 내구재 품목으로 리스금융 대상 상품을 다양하게 확대하는 등 수익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드사들은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며 신사업 발굴에 바쁜 움직임을 나타낸 바 있다.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당초 캐피탈사가 주도적으로 이끌던 영역이었으나 카드업계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축소되자 카드사들도 경쟁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현재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하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5곳이다. 이 중 카드업계의 맏형 격인 신한카드는 지난해부터 자동차금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5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하는 데 그치면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실적 선방의 배경에는 리스·할부금융 등 가맹점 수수료 수익 외 다양한 부문에서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상쇄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수익은 1348억원, 리스 사업 수익은 187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22.5%, 48.1% 성장했다.

또한 지난 9일에는 현대캐피탈로부터 장기 렌터카 자산을 5000억원 이내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악화된 수익성을 할부금융과 리스 사업을 통해 상쇄했다. 국민카드는 전년에 비해 10.4% 증가한 31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 업계 카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에서 전년보다 60.8% 증가한 713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카드도 올 하반기 중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4분기 사업 시작을 목표로 현재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카드업계의 이런 리스 사업 추진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 것 같다”며 “이전에는 카드사가 취급하는 리스금융 대상 상품이 자동차 등으로 한정돼 있었는데 국민카드의 이번 애플 리스금융을 시작으로 다양한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리스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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