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총서 최영한 전 부사장 사외이사 선임···이사회 5명 중 4명 전·현직 아시아나 출신
아시아나 “최 사외이사, 항공 및 재무 전문가로 충분한 경험”
업계 “현직 떠난지 17년 넘어 전문성 의심···당시와 비교해 항공사 7개 늘어”

최영한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아시아나항공이 최영한 전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 논란이 제기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 진에어 등이 사외이사에 외부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경영 투명성 강화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27일 아시아나항공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영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했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한창수 아시아나 대표이사, 안병석 아시아나 경영관리본부장 등 사내이사 2명과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유병률 전 아시아나 부사장, 최영한 전 아시아나 부사장 등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해 5명으로 구성됐다.

즉, 이사회 5명 중 4명이 전·현직 아시아나 출신인 셈이다.

아시아나 측은 최영한 이사 영입 배경에 대해 “항공업 및 재무 분야 전문가로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회사 지속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아시아나가 처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최 이사가 지닌 전문지식이 경영에 도움이 될지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이다.

최 사외이사는 1943년생으로 올해 만 76세다. 그는 1978년도에 금호그룹계열사인 금호전기에 입사해 1991년에는 아시아나항공 이사를 맡았다. 이후 아시아나에서 부사장직을 맡았으며, 2001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 지상조업사 아스공항(현 아시아나에어포트)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2004년부터는 항공업계를 떠나 경력이 단절된 상황이다.

그가 현업에 있을 당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둘 뿐이었다. 하지만 2003년 티웨이항공 전신인 한성항공이 출범했으며 이후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이 생겨나며 현재는 총 9개 항공사가 운영 중이다.

아울러 현업을 떠난지 17년 가까이 된 최 이사가 코로나19, 실적악화로 인한 부채비율 급증, HDC현대산업개발과의 합병 등 외부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외이사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노선 중 80% 이상이 운항을 중단하고 있으며, 아시아나는 4월부터 전직원 무급휴직, 임원급여 60% 이상 반납 등 고육책을 펼치고 있다.

또 아시아나는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387%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에어부산 부채비율은 812%로 전년 대비 10배가량 급증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91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한 시점에서 과거 경영진 출신을 사외이사로 경영난을 타개하겠다는 아시아나 의도도 이해는 간다”며 “하지만 시대가 한참 바뀌었고, 최근 기업들이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상황에서 이번 아시아나의 결정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는 이날 주총에서 최영한 사외이사 선임 외에 정관변경을 통해 발행 주식 총수를 기존 6억주에서 8억주로 늘렸다.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27억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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