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억제에 총력 기울이는 시기···마스크 업계 ‘꼼수’ 여전
상당수 업체 가담한 듯···공동체 불행을 기회 삼으려는 자에겐 자비는 없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좀처럼 억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42만4372명, 사망자는 1만8942명 등으로 조사됐고, 이날 이탈리아, 미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지역에서 각각 5249명, 8650명, 2385명, 1621명, 2448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대구·경북지역에서의 집단 감염 사태 당시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 100명의 신규 확진자와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아직 마음을 놓을 단계는 분명히 아니다.

더군다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의 절반 수준인 51명이 유학·출장 등에서 돌아온 내국인, 외국인 등으로 확인된 만큼 언제든 다시 대규모 감염 사태가 재차 발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세계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제공조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주요 20개국(G20)과 스페인, 싱가포르, 요르단, 스위스, 베트남, UAE, 세네갈 등 7개국은 특별화상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국제공조 방안을 논의 후 정상 간 공동선언문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고, 전 세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일부 몰지각한 행위들이 어렵지 않게 관측된다.

대표적인 것이 ‘마스크’다. 이른바 ‘마스크 대란’ 이후 정부가 마스크 공급과 수급 등에 직접 팔을 걷었지만, 마스크 업계의 ‘꼼수’는 멈추지 않은 듯하다.

한 관계자는 다수의 마스크 공장들이 마스크 수량을 조정·허위기재 하는 등 교묘한 방법을 통해 마스크를 확보하거나 빼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공장 당 약 3만개 정도의 마스크 수량이 서류상으로 누락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게 빼돌려진 마스크는 자신들의 창고에 보관되거나 계열사, 협력업체 등에 공급한 것으로 둔갑한다고 한다. 또한 창고의 마스크는 경찰 등의 수사가 시작되기 전 여러 장소로 옮겨지고, 향후 세무조사 등을 염두해 이중 일부를 ‘기부’ 형식으로 공급하는 치밀함도 보인다고 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기자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한 관계자가 대수롭지 않게 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관계자는 해당 행위를 하지 않았고 업계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전달한 것에 불과하지만, 심각한 행위에 대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상당수의 업체가 이와 같은 부정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마스크 물량이 부족해 정부가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다수의 국민들이 날짜를 맞춰 약국에 가 긴 줄을 기다리며 마스크를 사는 상황을 생각하면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흔히들 현대 사회는 ‘나쁜 사람’이 살기 편하게 변화했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타적이고, 온정적인 ‘착한 사람’은 이와 같은 시스템에 끊임없는 도전을 받는다. ‘착한 사람’에게 현대 사회는 끝나지 않는 투쟁의 장이지만, ‘나쁜 사람’에게는 모든 순간이 기회다.

하지만 ‘나쁜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내에서 본인들의 잘못이 드러났을 때 더 이상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없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불행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자신의 재산을 증식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자에게는 자비가 없는 그런 사회다.

‘n번방 사건’의 운영자로 밝혀져 검찰에 송치된 조주빈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당신들도 그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악마’다. 어디선가 하고 있을지 모를 손가락질조차 당신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제발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말자.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