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미전실 출신 ‘재무통’···원기찬 사장에 이어 디지털 혁신 가속화
금융 계열사 시너지 기대···이종 업종 협업 및 신사업 발굴 추진

김대환 삼성카드 신임 대표이사 프로필/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김대환 삼성카드 신임 대표이사 프로필/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수익성 하락 위기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원기찬 전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카드를 이끌게 된 김대환 전 삼성생명 부사장도 그중 하나다.

삼성카드는 카드업계 전반이 직면한 수익성 문제 외에도 2위 자리를 수성해야 함과 동시에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뒤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업황 악화 속에서 김 신임 대표가 삼성카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 삼성그룹 미전실 출신 ‘재무통’···불황 속 삼성카드 이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카드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대환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1963년생인 김 대표는 삼성생명에 입사하면서 금융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9년 삼성생명 마케팅전략그룹 상무, 경영혁신실그룹장을 거쳐 경영지원실장 및 전무를 역임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경험도 있는 만큼 재무관리 전문가로 통한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이기도 하다.

삼성카드는 김 대표가 재무관리 능력 발휘와 함께 원기찬 전 대표의 디지털 혁신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그간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 온 원기찬 사장을 이어 김대환 부사장이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회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카드 연간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삼성카드 연간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위태로운 2위 자리···금융 계열사 연계로 활로 모색

삼성카드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2위 자리 수성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441억원으로 전년(3453억원) 대비 0.3%(12억원) 감소에 그치면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코스트코 단독 제휴 종료 등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업계 3위인 KB국민카드의 추격이 매섭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업황 악화 속에서도 8개 전업계 카드사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 대비 플러스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위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7.5%로 국민카드(17.36%), 현대카드(15.91%)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1위인 신한카드는 점유율이 21.9%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때문에 2위 자리 수성에서 나아가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따라 잡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삼성카드의 신사업 발굴을 과제로 삼고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의 금융 컨트롤타워로 불리던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의 경험과 삼성생명 출신인 점을 살려 금융 계열사 협업을 통해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을 이용한 신사업을 모색할 전망이다.

다만 카드사 근무 이력이 전혀 없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삼성생명에서의 이력은 있지만 엄연히 다른 업종인 만큼 카드사에 대한 경험과 이해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김대환 대표는 금융 분야에서 영업 지원, 마케팅 전략, 경영관리, 혁신 등 다양한 직무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높은 수준의 금융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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