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가입자 증가 대대적 홍보…소비자 반응은 ‘글쎄’

채팅플러스 이미지. / 사진=SK텔레콤
채팅플러스 이미지. / 사진=SK텔레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최근 문자메시지 서비스 ‘채팅플러스’ 가입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같은 확산속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팅플러스 존재 자체를 모르는 소비자가 많았으며, 문자메시지와 채팅플러스의 차이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소비자도 많았다. 특히 선물하기 등 통신 3사가 내세운 채팅플러스 서비스들의 경우, 이미 카카오톡 등 다른 메신저에선 흔한 기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 3사는 지난해 8월 채팅플러스를 출시했다.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문자메시지 앱에서 그룹 대화, 읽음 확인, 대용량 파일 전송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문자메시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통신 3사는 이와 관련해 최근 채팅플러스 가입자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2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이같은 대대적 홍보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놓는다. 채팅플러스는 채팅플러스 지원 단말 기종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현재 통신 3사의 서비스 이용 가이드를 살펴보면, 채팅플러스 가입 조건과 관련해 ‘별도 절차 없이 채팅플러스 지원 단말일 경우 자동으로 가입’이라고 표기돼 있다. 가입과는 달리 해지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원하는 소비자는 기본 메시지 앱 내 설정에서 직접 해지하거나 고객센터 전화 또는 대리점 방문 해지를 해야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채팅플러스 지원 단말을 쓰게 되면 자동으로 채팅플러스에 가입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를 대대적으로 가입자가 증가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통신사에 따르면 3월 기준 채팅플러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36종에 달하며, 최근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를 포함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규 스마트폰에 지속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통신사의 대대적인 가입자 수 홍보와 달리 채팅플러스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 아예 채팅플러스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50대 주부 김아무개씨는 “채팅플러스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다”며 “문자를 사용하긴 하지만, 카카오톡을 더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평소 영업 때문에 문자를 보낼 일이 많다”며 “최근 문자에 숫자 1이 표시되길래 뭔가 했는데, 이 기능이 채팅플러스라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아직은 모르는 사람이 많아 홍보가 더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통신사들은 채팅플러스를 통해 ▲최대 100명 그룹 대화 ▲최대 100MB 대용량 파일 전송 ▲선물하기 ▲송금하기 ▲읽음 확인 등의 기능을 소프트웨어 추가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아울러 향후 다양한 신규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며, 기존 B2C 영역뿐 아니라 B2B 영역에서도 기업 고객 대상 메시징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상구 SK텔레콤 메시징사업본부장은 “연내 채팅플러스의 기업형 서비스인 ‘Biz RCS’와 ‘챗봇’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를 계속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채팅플러스의 확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낸다. 가입자 수 대비해 인지도도 낮을 뿐 아니라 이미 카카오톡을 비롯한 다른 메신저가 해당 기능을 대부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의 경우, 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 등 여러 부가 서비스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카카오톡 플랫폼 하나에서 웹툰 감상, 투자, 각종 공과금 납부 등 실생활과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굳이 채팅플러스로 넘어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아울러 채팅플러스의 경우, 단말 기종 제한이 없는 카카오톡과 달리 아이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또 자체 탑재되는 앱이나 보니, 출시된 지 오래된 스마트폰에서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4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톡도 비즈니스 모델(BM) 적용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아직 이름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은 채팅플러스에 본격적인 BM을 적용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다른 메신저와 비교해 채팅플러스만의 강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문자메시지를 대신해서 사용하기는 편리하겠지만, 카카오톡 등 기존 메신저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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