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출하량 2.6억~2.8억대 전망
코로나19로 외주 생산 및 판매에 차질
당초 목표치 3억1000만대 달성 어려워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S20 시리즈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 실적이 3년 연속 3억대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제품 생산은 물론 판매에도 변수가 겹쳤다. 삼성전자가 올해 목표한 스마트폰 사업 외형 확대 계획도 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시장조사업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000만~2억8000만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3억대에서 2억8500만대로 하향 조정했고,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연간 2억8600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 하반기 수요 회복 속도가 부진할 경우 2억4600만대 규모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코로나19 발발 이후 대외 활동이 줄고 노동집약적 생산 라인의 가동 지연이 발생하면서 세트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시장 전망치는 지난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620만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 2년간 연간 3억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시장 성장이 주춤한 데다 경쟁이 심화하면서다.

당초 세웠던 올해 목표치 달성도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 목표량을 3억1000만대로 잡고 지난해 말 협력사와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유럽·일본 등 5G 상용화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사업 외형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 측면에서 모두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 지침에 따라 이달 말까지 인도 노이자 공장 가동을 25일까지 중단한다. 이곳 공장은 연간 생산 능력 1억2000만대 규모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대 생산처다.  현지 정부 지침에 따라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자체 생산은 물론 외주 생산 계획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중국 화친·윙텍 등 주문자위탁설계(ODM) 업체는 지난달  현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하위 모델 등 저가 스마트폰을 위탁 생산한다. 국내 부품업계는 삼성전자의 외주 생산 물량이 기존 6000만대 규모에서 다소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가 외주 생산 물량을 대폭 늘리지 않는 한 연간 6000만대 규모의 외주 생산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삼성전자도 지속적으로 스마트폰 생산 전략을 검토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생산뿐만 아니라 판매에도 변수가 생겼다. 아시아 지역에선 한풀 꺾인 코로나19 사태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은 뉴욕주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4만명을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부터 캐나다와 미국 현지 체험 매장도 폐쇄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와 경쟁할 유럽 시장 역시 마케팅 차질로 판매 위축이 불가피하다. 미국과 유럽은 삼성전자가 현지 스마트폰 시장을 25~30% 수준의 점유율로 꽉 잡고있는 지역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집객 오프라인 체험 마케팅은 당분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행사를 강행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할 위험을 감수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 3억대는 최소한의 사업 외형을 지키기 위한 요건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이후 스마트폰 출하량 3억대 이상 실적을 내다가 지난 2018년부터 2억대 후반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고동진 IM(IT&모바일커뮤니케이션)부문 사장도 “3억대를 사수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업계의 전반적인 판매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화웨이 등 중국 업체에 비하면 생산 차질이 상대적으로 적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지켜낼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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