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날씨에 나들이 겸 아울렛 찾는 고객들 늘어···업계 방역체계 강화
지난 주말 롯데·현대·신세계 매출 상승···“아직 회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 사진=신세계사이먼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 사진=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서 유통업계가 모처럼 매출 회복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던 아울렛에 모처럼 가족 단위의 방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2일 주말 동안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문객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매출도 덩달아 불어났다. 서울 인근에 위치한 아울렛 주차장은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가득했고, 방문객들 모두 마스크를 쓴 채로 매장 곳곳을 둘러봤다. 특히 명품 매장 앞에는 예전처럼 긴 줄이 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지난 주말 전국 아울렛 매출은 전주에 비해 19% 늘어났고,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아울렛은 26.3% 증가했다. 신세계아울렛은 별도로 매출 신장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지난 주말 매출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이 상승한 데는 코로나19로 그동안 외출을 삼갔던 소비자들이 가족 단위로 봄 나들이에 나서 아울렛을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말에 아울렛에 다녀온 직장인 이아무개씨(27)는 “모처럼 맞은 봄 날씨에 아울렛을 찾아 쇼핑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여전히 크지만 오랜 재택근무에 답답했던 터라 교외에 있는 아울렛에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다들 거리를 두면서 조심스럽게 쇼핑하는 모습이었지만 감염 우려는 여전히 크긴 하다”면서 “그럼에도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아울렛을 찾았고, 아울렛도 손소독제를 곳곳에 비치해 방역에 애쓰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2일 브리핑을 통해 “야외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있고 2m 이상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를 할 수 있기에 공원 나들이 등 야외활동에 큰 위험은 없다”면서 “다중이 밀접하게 모이는 행사나 공연, 집회 등은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허용되는 활동에) 해당하지 않지만 공원 나들이 등 충분한 거리 두기를 한 활동은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내로 들어가야 하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보다 아울렛은 비교적 실외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아울렛은 혹시 모를 감염 사태에 대비해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하며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다만 아울렛의 매출 상승에도 유통업계는 마냥 좋아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일부 아울렛에선 성수기인 봄 시즌을 맞아 세일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사이 아울렛을 찾은 방문객들로 인해 매출이 늘어났지만 예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어 당장 다가오는 주말 매출이 늘어날지도 미지수다. 롯데쇼핑의 지난 20~22일 매출은 전년 대비 –30% 하락했고, 현대아울렛도 –27.5%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대 마이너스를 보였다.

아울렛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고객들이 교외에 있는 아울렛에 나들이를 겸해 나오면서 매출이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다만 전주에 비해서 매출이 상승한 것일 뿐, 예년에 비하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매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방문객이 많아지면서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이지만 매출이 늘어난 기간이 짧아서 예의주시 중”이라며 “방역체계 구축에 철저히 나서면서 모처럼 오른 매출을 통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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