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주택저당증권 MBS 양적완화···2개 신용기구 세워 회사채·가계 매입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3일(현지시간) 무제한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QE)에 착수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어난 경제위기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24일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성명을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과 세계에 엄청난 어려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연준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달러 부족 사태에 대처하고, 달러 부족 사태를 끝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모든 범위의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무제한 달러 찍어내기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무제한 달러 찍어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제롬 파월 의장도 ‘달러 발권력’을 동원해 같은 해법을 쓰겠다고 나섰다. 이번 결정은 FOMC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양적완화(QE)를 결정한 지 8일만에 파격적인 대책을 내놨다.

이번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연준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회사채 시장도 투자등급에 한해 매입하기로 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회사채 지원은 없었다.

연준은 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시장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채와 MBS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한도 없이 시행하겠다는 셈이다.

이번 주에는 국채 3750억 달러(약 472조원), MBS 2500억 달러(약 315조원)를 매입한다.

연준은 3개 비상기구를 신설해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다. 3000억달러(약 380조원) 한도로 재무부가 환율안정기금(ESF)을 통해 300억달러를 제공한다.

우선 회사채 시장과 관련해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와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SMCCF)가 설치된다. 프라이머리 마켓은 발행시장, 세컨더리 마켓은 유통시장을 뜻한다.

연준은 발행시장에서 4년 한도로 브릿지론을 제공하며, 유통시장 개입은 투자등급 우량 회사채 및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회사채 시장은 약 9조5000억달러(1경2000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투자등급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2008년 가동됐던 '자산담보부증권 대출 기구'(TALF, 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도 다시 설치된다. 신용도가 높은 개인 소비자들을 지원하는 기구다. TALF는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대출, 중소기업청(SBA) 보증부대출 등을 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을 사게 된다.

연준은 중소기업 대출을 지원하기 위한 이른바 '메인스트리트 비즈니스 대출 프로그램'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에도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2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8,591.93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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