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후 3개월 간 61% 줄어···감소폭 9억 이하 대비 2.3배
경기·인천, 9억원 이하 아파트의 매매 거래 증가

12·16부동산대책 직후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서울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KB부동산

12·16부동산대책 직후 대출 규제 여파 등으로 서울의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도 서울의 고가 아파트 거래는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2.16대책 직후 3개월, 서울 거래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 감소폭 커

23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12·16대책 직후 3개월 동안 거래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량 감소폭은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컸다. 서울 9억원 초과 아파트의 실거래 신고건수는 3731건으로 대책 직전 3개월(9757건) 대비 61%(6026건) 줄었다. 이는 거래가격 9억원 이하 감소폭(25%)대비 2.3배 큰 수치다.

9억원 초과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3구는 대책 직전 3개월 4376건에서 대책 직후 3개월 1274건으로 평균 70%인 3102건이 줄었다. 강남구는 1646건에서 447건, 서초구는 1148건에서 334건, 송파구는 1582건에서 493건으로 감소했다. 마포·용산·성동구도 1874건에서 832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경기도는 2454건에서 1077건으로 56%(1377건) 감소했다. 수원시 영통구는 239건에서 97건(59%, 142건), 성남시 분당구는 1293건에서 515건(60%, 778건), 과천시는 197건에서 31건(84%, 166건)으로 각각 줄었다.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9억원 초과 아파트가 밀집된 부산은 310건에서 228건(26%, 82건), 대구는 170건에서 98건(42%, 72건)으로 각각 줄었다.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경기·인천 늘어

12·16대책 이후 수도권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곳은 경기와 인천 두 곳이다. 경기는 5만2771건에서 27%(1만4451건) 늘어난 6만7222건 거래됐다. 경기는 과천·광명·성남·하남을 제외하고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늘었다. 인천은 1만1545건에서 41%(4800건) 늘어난 1만6345건 거래됐다. 지방에서는 강원(18%), 세종(32%), 전북(10%), 전남(7%)에서 증가했다.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폭이 큰 부산은 1만5379건에서 31%(4842건) 줄어든 1만537건 거래됐다. 부산 해운대구는 지난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가격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주춤해지면서 거래량도 감소했다.

◇9억 이상 고가 아파트 보유세 부담 커져···거래량 감소 불가피

앞으로도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는 줄어들 전망이다.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률이 21.1%로 두 자리 수를 보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지난해 보유세는 3047만원 납부했지만 올해는 76% 늘어난 5366만원을 내야한다.

시세 9억원 미만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시세 변동 수준에서 반영해 지난해 인상률 2.8% 보다 낮은 1.9% 인상에 그쳤다. 9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보다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이에 올해 주택시장은 9억원 이하 중저가 대상으로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바뀌고, 무주택자는 매수시기를 미루며 전월세로 머물면서 전월세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고가 아파트는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렵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커지면서 9억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며 “조정대상지역 내 자금조달계획서 대상이 3억원으로 확대되고,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불확실성이 커져 주택시장에서 추가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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