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스크리닝 후 항체 후보 300종 확보···2차로 질병관리본부·충북대와 항체 선별 작업
“인체 임상 끝난 뒤 코로나19 치료제 자체 생산할 것”···기존 의약품 재고 레벨 검토하고 한 달에 100만명분 생산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코로나19' 치료제 1차 개발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캡쳐=시사저널e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3일 '코로나19' 치료제 1차 개발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7월 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인체에 투여해 임상시험을 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치료제 개발 후 한 달에 100만명 분량을 생산할 예정이며, 기존 의약품 생산량은 물류와 유통 상황을 보고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서 회장은 온라인 2차 기자간담회를 통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첫 단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서울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코로나19 완치자 6명의 혈액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 환자 혈액에서 항체 유전정보를 가진 DNA를 추출해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쳐 항체 발굴에 필요한 후보군을 추려내게 되는데, 이번에 총 300종으로 구성된 1차 항체 후보군을 선정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바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내 중화능 검증법을 진행해 2차 후보 항체군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중화능 검증법은 질병관리본부와 충북대학교와 협업해 진행한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기간. / 표=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기간. / 표=셀트리온

서 회장은 “원래 항체 후보 스크리닝 작업이 제일 어렵다. 3~6개월 정도 걸린다. 일단 빠르게 1차 항체 후보군 300개를 선별했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중앙능력테스크가 주된 실험이며 충북대와는 검증을 위한 부가적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 단계들을 거쳐 7월에 식약처와 인체 임상을 어떤 조건으로 할 것인지 의논하고 자체적으로 항체 치료제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며 “셀트리온 내부 인력이 최선을 다한다면 2주 정도 단축시켜 7월 중순에는 항체 치료제의 인체 투여가 가능해질 것이다. 늦어진다해도 7월 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치료제를 한 달에 100만명 분량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현재 1공장(10만L), 2공장(9만L) 국내 생산 시설을 보유 중이다.

기존 바이오의약품 생산‧판매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에 서 회장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회사도) 걱정이 많다”며 “셀트리온은 기본 1년 이상치의 바이오의약품 재고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의약품 유통시장을 검증해 놓는다. 안전 재고량을 낮추는 한이 있더라도 코로나 19 확산세부터 막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어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 운항 줄었고 육로로 진행할 때 검문검색이 강화됐다. 매일 의약품 물류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 의약품 재고량과 물류 흐름을 보고 코로나 항체 치료제와 기존 의약품 생산 가용 능력을 배치할 예정”이라며 “만약 셀트리온 자체 생산으로 부족할 경우 가장 큰 CMO(의약품위탁생산) 업체와 응급의약품 생산을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이미 확보한 환자 혈액을 이용한 중화항체 선별에 이어서 더 많은 회복 환자 혈액 샘플을 추가로 확보해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사스, 더 나아가 일반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모두 중화시키는 ‘슈퍼 항체’ 선별 작업도 3월 중에 착수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가 개발되면 해외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책 과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사업 선정뿐만 아니라 글로벌 임상을 준비 중이다.

서 회장은 “현재 나를 포함해 전 직원이 3시간씩 잔다. 오늘 오전에 직원들에게 3개월만 버텨보자고 했다. 정부와의 협력 관계는 의심하지 않는다”며 “국가 간 공조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를 수출하거나 공급해야 한다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