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인도네시아 지점서 의심환자 발생으로 폐쇄 후 재오픈
은행 관계자들 출장 입국 애로사항 커져
"영업 축소로 지점 이익 감소 커질 듯"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로고. / 사진=연합뉴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로고.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 지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의심환자 발생으로 해외 지점을 임시 폐쇄하거나 대체사업장 마련, 교대근무 실시 등을 통해 코로나 확산에 대비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수록 해외 지점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해외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영업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 거느린 지점 중 한 곳에서 코로나19 의심증세를 보이는 직원이 발생했다. 이에 이 지점은 임시 폐쇄됐고 이후 방역을 통해 영업을 재개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법인 현황을 확인한 결과 일시 폐쇄 후 재오픈한 상태”라며 “전체 인도네시아 법인이 폐쇄되거나 영향을 받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각 해외 네트워크에 상황별 대책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현지 국가의 정책에 따라 고객 대면 창구업무를 제한적으로 수행하고 일부 지점에선 2교대 근무 또는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국가의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로 본점 직원의 해외 현지 출장이 불가능한 애로사항이 있지만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 3개 은행의 해외 지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영업점이 폐쇄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해외 지점의 영업 축소, 교대근무, 대체사업장 분산 근무 등을 실행하고 있었다. 일부 지점에선 글로벌 경제 악화로 기업대출 축소가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총 192개로 나타났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진출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은행들이 집중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어 은행 임직원 출장이나 현지 영업 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를 취했고 미얀마와 인도네시아는 대구·청도·경북 등 특정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에 한해 입국을 금지했다. 

또 동남아 국가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영업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에선 확진자가 514명 발생했고 이어 인도 425명, 필리핀 396명, 베트남 116명, 캄보디아 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해외 지점 설치 외에도 봉사활동 참여 등으로 국내 임직원들의 출장이 많았는데 현재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며 “서로 조심해야하기 때문에 국내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악화로 기업대출 부실 가능성 높아졌고 신규대출 및 기존대출 (신용도 확인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현지 법인에선 대체사업장 분산근무 통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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