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조, 우리금융 회장 및 이사회 비판···우리금융 노조도 맞불
기업은행 노조 “공공성보다 이익창출에 치중” 윤종원 행장 노동청에 고발

금융감독원(사진 위쪽)과 우리금융그룹/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사진 위쪽)과 우리금융그룹/사진=연합뉴스

최근 은행권의 이슈들을 둘러싼 노동조합들의 설전(說戰)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노조와 우리은행 노조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두고 상대 기관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으며 기업은행 노조는 코로나19 대출 지원 업무 등 업무 과중을 이유로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노동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카지노로 둔갑” vs “꼭두각시”···손태승 회장 연임 놓고 노조도 신경전

21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는 우리금융 주주총회(25일)를 앞두고 금감원과 우리금융의 직원들이 장외 신경전을 벌였다. 이달 초 손 회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문책경고)를 통보받아 연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지만 행정소송을 통해 연임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지난 18일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해 “손 회장의 연임 시도는 피해 고객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DLF 문제의 근본 원인은 손 회장의 실적 지상주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실적주의를 강조했고 은행 직원 승진과 성과급은 철저히 금융상품 판매와 연동됐다”며 “마치 은행을 카지노로 둔갑시킨 꼴”이라고 비판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금감원 노조는 “최고경영자를 감시하라고 사외이사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소비자보다는 손 회장을 돕는 방탄 이사회를 자처했다”며 “우리금융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방식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 노조가 ‘카지노’와 ‘방탄 이사회’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발표하자 우리은행 노조 역시 바로 다음날 맞불을 놨다. 우리은행 노조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금감원 노조의 성명서는 금융소비자 보호가 최우선 돼야할 금감원의 책임 전가성 획책이자 금감원 노조를 통해 금감원 입장을 대변하게 해 노-노간 갈등을 야기시킨 일종의 노동탄압”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DLF 사태의 1차적 책임은 성과주의 기조 아래 금융산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한 금융당국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금감원은 자신들의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한 채 피감 기관과 그 직원들을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감원 노조에 대해서도 “금감원 노조는 사측의 언론플레이에 꼭두각시처럼 대변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출 업무에 편법으로 야근”···기업은행 노조, 윤종원 행장 노동청에 고발

IBK기업은행에서는 노사간의 갈등이 재발했다. 지난 18일 기업은행 노조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근로기준법 및 산별 단체협약에 기준근로시간과 초과근로제한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피씨 오프(PC-OFF) 프로그램 강제 종료 등을 통해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코로나19로 국가적 재난 상태”라며 “영업점의 경우 하루 수십 건에서 많게는 백여 건의 코로나19 관련 대출 업무를 처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업무만으로도 근무시간이 모자랄 정도지만 은행은 기존 이익 목표에는 한 치의 조정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긴급히 자금이 필요해 찾아온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각종 금융상품을 가입시키라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자금 지원 업무에 실적 압박까지 더해져 직원들이 편법으로 야근을 하고 있으며 대출서류를 집으로 들고 가 업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경고의 의미로 윤 행장을 노동청에 고발한 것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은행이 지금처럼 금융 공공성보다 이익 창출에 치중한다면 노동조합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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