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채용 일정 미뤄지자 IT스타트업들 SNS 화상면접 늘어나···지원자들은 "채용 시장 열려 기뻐 vs 신뢰도 떨어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상반기 공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을 받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공채가 대부분 미뤄진 상황에서 화상면접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화상면접을 두고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ICT 기술을 활용해 채용 기회를 확대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반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채용이 축소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소매업은 취업자가 10만6000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폭은 1월보다 2월에 큰 폭으로 줄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1월 8만6000명이 늘어났으나 2월엔 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제로 기업들도 채용 일정을 미루거나 축소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곳 중 27.8%는 올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거나,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중 19.0%가 상반기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했으며, 8.8%는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스타트업들은 상반기 채용을 대부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기 채용 대신 상시 채용으로 진행하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로 대면면접이 부담스러워지면서 IT(정보기술) 기업과 스타트업들은 ‘화상면접’을 택하는 추세다.

화상면접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가 떠오르면서 트렌드가 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해외 채용 등으로 화상면접이 이미 자리를 잡았다. 유튜브, 스카이프 등이 대표적인 화상면접 툴이다. 국내에서도 대기업과 IT 기업들이 화상면접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에서도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이 일부 직군에서 화상면접 방식으로 채용 재개를 밝혔다. IT 기업에서는 카카오, 라인플러스 등이 경력 지원자를 대상으로 화상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원자들 사이에서는 화상면접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채용 시장이 얼음판인 가운데 모바일을 통해서라도 면접을 보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함께 면접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쇼핑앱 개발직 부서에 지원한 박준영(30)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18일 스카이프를 통해 경력 채용 면접을 봤다. 경력 면접이라서 그런지 서류를 낸 지 일주일 후에 화상면접을 하자는 제안이 왔다”며 “상반기 안에 이직을 하고 싶었는데 화상면접으로 채용이 쉽고 빠르게 진행돼 좋았다”고 말했다.

IT 게임 스타트업 마케팅 부서에 지원한 김하늘(27)씨는 아이폰 페이스타임을 통해 면접을 봤다. 김씨는 “대면면접이 아닌 화상면접으로 진행된 탓에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없어 아쉬웠다. 또한 질문의 신뢰도가 높지 않았고, 영상통화가 어색해 대답을 잘 하지 못했다”며 “화상면접을 지난주 화요일에 봤는데 아직까지 결과를 알려주는 연락이 없다. 화상면접으로 봐서 그런지 일처리가 늦어져도 하소연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화상면접은 SNS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채용을 중심으로 화상면접이 진행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화상면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IT 기업들이 100% 비대면 온라인 면접을 진행하겠다고 나섰다.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스타트업들도 차츰 화상면접 비중을 키울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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