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선양점 18일 오후 외벽 광고판 철거···“中 랴오닝성 정부 측 요청”
중국 내 백화점 두 곳 중 한 곳 철수설···롯데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일축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내부 모습. / 사진=중국 SNS 갈무리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내부 모습. / 사진=중국 SNS 갈무리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 두 곳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중 한 곳인 선양점이 폐점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롯데그룹의 엘 포인트·엘 페이 등 멤버십 서비스 사업을 하던 롯데멤버스차이나까지 청산하면서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을 하나씩 정리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선양점 벽면에 설치된 대형 광고판이 지난 18일 철거됐다. 해당 광고판은 백화점 정면과 측면에 설치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설화수 광고판으로, 이날 작업반은 오전부터 광고판 해체 작업에 나서 당일 오후에 철거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5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면서 “주력인 국내 대형마트(슈퍼)와 양판점(전문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를 연내 목표로 폐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제과·마트·백화점 등 소비재 중심 중국 사업은 어려워졌다며 중국 내에서 영업 중인 백화점 2곳(쓰촨성 청두·랴오닝성 선양)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소비재 관련 사업) 재진출은 생각하기 어렵다”면서 “자동차 부품 공장만 빼고 다른 사업은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2008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마트를 내세워 중국 점포를 늘리며 사업을 확대해 왔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적자 폭이 커지자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폐점 절차를 진행하게 된 이유다.

롯데백화점 선양점 외벽 광고판이 철거되면서 사실상 중국 현지 롯데백화점은 쓰촨성 청두 한 곳만 남게 됐다. 롯데백화점 선양점은 지난 2014년 5월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이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이다. 다만 현재는 지하 1층 식당가와 지상 1층 매대를 통해 일부 재고만 팔고 있다. 총 420여개 업체로 운영돼 왔던 롯데백화점 선양점은 현재 80여개의 점포만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외벽 광고판이 철거되고 있다. / 사진=중국 SNS 갈무리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외벽 광고판이 철거되고 있다. / 사진=중국 SNS 갈무리

중국 대표 SNS인 웨이보(Weibo)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선양점은 지난해 6월부터 2층부터 7층까지 입점돼 있던 모든 업체가 문을 닫았고, 현재는 에스컬레이터조차 운영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중국 랴오닝성 정부가 그간 연중무휴로 운영해 오던 롯데백화점 선양점에 대해 지난달 휴업 및 단축 운영에 나서면서 매출 하락폭이 커졌다.

현지 매출이 급락하면서 입점 업체들도 속속 철수에 나선 것이다. 명품 브랜드는 떠난 지 오래고, 그나마 남아 있는 업체들도 이달 31일까지만 영업하고 모두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선양점의 경우 현재 운영은 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운영은 무리인 것으로 보여져 정리해 나가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라며 “철수와 관련해서 확정된 건 없고, 아직 철수 관련 시기도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양점 외에 청두점은 현재 운영이 잘 되고 있어 앞으로도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벽 광고판 제거에 대해선 “중국 랴오닝성 정부 측의 철거 요구에 따라 철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롯데그룹은 롯데월드와 호텔 등을 비롯한 롯데월드 2기 사업도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롯데백화점이 포함된 ‘선양 롯데월드’ 건축 면적은 145만㎡ 규모로 예상 사업비는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당초 실내 테마파크와 쇼핑몰, 호텔과 오피스텔 등 명실상부한 초대형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2014년 5월 백화점이 문을 연 후 사드 사태를 맞으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랴오닝성 정부가 지난해 롯데월드 2기 사업 시공 인허가를 내줬지만 중국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전히 착공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선양 롯데월드는 일단 프로젝트를 완공한 뒤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에스컬레이터 운영이 중단됐다. / 사진=중국 SNS 갈무리
롯데백화점 중국 랴오닝성 선양점 에스컬레이터 운영이 중단됐다. / 사진=중국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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