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구조상 재선임 안건 부결 가능성 없어
지난해 김동중 센터장도 연기금 5곳 모두 반대했으나 무난히 재선임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사장=연합뉴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 사장=연합뉴스

올해 주주총회도 어김없이 사내이사 재선임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특히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사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기금과 시민사회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검찰수사 위기까지 3대 악재가 있지만 무난하게 재선임할 것으로 점쳐진다.

회사 내부에선 김태한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지만 밖에선 주총 전부터 잡음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의결권 행사 정보 사전공시’에 따르면 삼바 주총 안건에 대해 미리 입장을 공개한 해외 연기금 4곳이 모두 김태한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이 중 두 곳은 반대 사유를 밝혔는데 모두 독립성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었다.

김태한 사장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약 2주 전에도 나왔다. 지난 6일 경제개혁연대는 “김태한 사내이사후보는 임직원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 유죄판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뿐 아니라, 본인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향후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사장 재선임 안건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시민단체와 연기금이 모두 그의 재선임 반대에 나선 근본적 이유는 삼바 관련 수사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는 삼바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았고 지금도 수사 선상에 있다.

허나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난히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구성을 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7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이 모두 반대해도 재선임할 것”이라며 “재선임 안건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외부 지적을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삼성이 최근 준법경영을 하겠다고 나선 것과 반대되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CFO의 사내이사 선임 과정을 보면 올해 김태한 사장의 주총결과도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김 센터장이 분식회계 의혹이 나왔을 당시 재무책임자였고, 기업가치 훼손우려가 있다며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뿐만 아니라 당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고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해임을 권고하기도 했지만 무난히 사내이사가 됐다. 당시 주총 안건처리결과에 따르면 연기금 5곳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김태한 사장의 남아있는 유일한 리스크는 검찰수사다. 김 사장은 2015년 삼바가 삼성에피스를 관계회사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허나 코로나 사태로 검찰 수사가 사실상 소강상태다. 여기에 검찰이 이미 증거인멸 혐의와 더불어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어 당분간은 안정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 인사는 “영장이 재차 기각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피고인이 유리하게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 주총은 2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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