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감소 및 산유국 합의 불발···2002년 이후 유가 최저치
“전체 완성차시장 위축에 따른 한시적 판매저조는 불가피···유가 때문은 아닐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당기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조 속에서도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기차의 질무’를 막아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20.3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대비 24.4% 급감한 수치며, 2002년 2월 이후 18년만의 최저치다. 다른 원유 거래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산유국들 간 감산합의 실패가 더해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및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도 상당히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친환경자동차 대신 내연차를 선호하는 고객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의 경우 사정이 다를 것이란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전기차가 나름대로의 시장구축에 자리매김 한 상태에서 내년부터 ‘제3차 탄소배출 감축기간’에 돌입하게 됨에 따라 각국 정부의 판매촉진 유도 또한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 전기차와 내연차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들이 유가가 폭락할 경우 내연차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근래 들어서는 각종 혜택들이 많아 꼭 그렇지만도 않다”면서 “전기차의 경우 기존 내연차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까닭에 장기적 관점에서 본인의 지출대비 기름 값, 세제혜택 등 절약하게 될 항목들을 따지고 구매하는 비중이 높다”고 언급했다.

차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중점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제성을 우선시 하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였다. 자연히 근래로 접어들수록 내연차 구매희망고객과 별개로 전기차를 선호하는 별도의 시장이 구축되는 분위기가 나타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시사했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되더라도 유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적어, 저유가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국가별로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기차 구매를 권장하는 추세여서, 유가하락이 전기차 판매를 위축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소개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전기차 판매가 유가에 좌지우지되는 시기는 지난 것으로 생각된다”며 “내연차 시대를 지나 전기차가 요구되는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국제유가와 전기차 간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임연구위원은 “유가의 변동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체 자동차시장의 위축으로 한동안 전기차 판매 저하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